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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고향 거문도

남해안의 비경 거문도(巨文島) - 동영상

by 삼도갈매기 2010. 12. 9.

 

 

여수에서 남으로 114km, 제주에서 북으로 108km 떨어져 있는 섬, 거문도(巨文島).  

100여 년 전 "포트 해밀턴"(Port Hamilton)이라는 이름으로 서구에 알려졌던 섬, 거문도.

이렇듯 망망대해 한가운데 솟아있는 거문도는 겨울인 요즘엔 동백꽃과 수선화가 곱게 피어나는 환상의 섬으로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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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 불탄봉(195m)은 동백 밀림이다.

동백나무 사이로 나있는 산길은 동백잎의 진녹색으로 뒤덮여 어둑하지만 여기저기 피어난 동백 꽃송이의 화사한 미소가 반갑다.

대부분 붉은 동백이지만 가끔 분홍 동백도 눈에 띈다. 일제 때의 지하 벙커가 남아있는 불탄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도내만(島內灣)은 삼도(三島)인 거문도가 병풍처럼 둘러쳐서 잔잔한 호수처럼 보인다. 

 

불탄봉 정상에서 내려서면 널따란 억새밭이 널려있다, 해풍에 은빛물결의 억새가 누웠다 일어선다.

그 너머로 녹색의 동백숲이 다시 펼쳐져 있고, 아래로는 쪽빛 바다가 손짓한다. 산길 옆의 무덤가엔 수선화도 피었다.

하얀 꽃잎과 노란 봉오리는 흰 접시 위에 금색의 술잔을 올려놓은 것만 같아 금잔은대(金盞銀臺)라고 부른다는 꽃.

바람 세찬 언덕에서도 꿋꿋한 수선화의 맑은 향내가 몸 속으로 스며든다.


길은 다시 동백숲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으로는 가파른 해안 절벽이 위태로운 "기와집 몰랑"이다.

‘몰랑’이란 산마루란 뜻의 전라도 방언이니, 이는 "기와집 형상의 산마루"란 뜻이다.

이 해안 절벽은 바다에서 보면 정말로 웅장한 기와집 용마루를 닮았다.

 


 


                  (거문도 등대와 불탄봉, 신선바위 동영상(2점)은 "버리"님의 블러그에서 펌)

 

 

 

바위지대를 넘어서면 다시 동백숲이다.

떨어진 꽃송이가 등산화에 밟힐까 발길이 조심스럽다. 동박새 지저귀는 소리도 요란하다.

이번엔 해안에 우뚝 솟은 신선바위다. 그 옛날 하늘의 신선들이 거문도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이곳에서 쉬었다는 곳으로

신선바위 사이로 조심스레 오르면 남성미 넘치는 거문도 해벽 너머로 새하얀 등대가 아련하게 보이는곳이다.


파도가 센 날이면 바닷물이 넘나든다는 목넘이재를 넘어,

떨어진 동백꽃이 붉은 양탄자처럼 깔리는 동백 터널을 지나면 등대가 코앞이다. 등대 옆의 정자 관백정에 오른다.

동쪽을 바라보면 머나먼 수평선에서 환영인 듯 솟은 섬들이 햇살에 하얗게 빛난다. 신비의 바위섬 백도(白島)의 모습이다.

백도(白島)는 국가명승7호로 지정되었으며, 60여개의 무인고도 외에도 고급 어종과 무려 360여종의 아열대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천혜의 자연보고(自然寶庫)다 

 

또한 거문도는 구한말 유럽 열강이 동북아 진출의 교두보로서 군침을 흘렸던 아픈 역사가 깃든 곳이다. 
1885년(고종 22년) 군함 6척과 수송선 2척으로 구성된 영국 동양함대가 거문도를 2년간 점령한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삼산면(三山面)사무소가 있는 고도(古島 - 거문리)엔 그 당시에 전사한 영국군 수병 묘지가 남아 있다.

 

불탄봉의 본격 산행과 탐승(探勝)을 곁들인다면

삼호교→덕촌마을회관→불탄봉→기와집 몰랑→신선바위→보로봉→등대 코스는 4시간30분 정도 걸리고,

가볍게 산책하며 동백꽃 탐승을 하려면 삼호교→유림해변→기와집몰랑→신선바위→보로봉 코스는 2시간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