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남편이 바람피워 이혼하자
주변사람들은 출장 잦은 남편을 둔 내게
걱정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열 여자 싫다는 남자 없다.
니 남편도 남잔데 여자 싫다 하겠냐.
한번쯤 의심해 봐야 돼."
그래서 의심해 보기로 했다.-.-;;
참 이상한 게 이십여년 동안 믿어온 남자인데
의심하기로 작정하고 지켜보니
모든 점이 의심스럽기 그지 없는 것이다.
그러던 차,
모두가 잠이 든 새벽....,
그 깊은 어둠속에
남편 핸폰이 울렸다.
"닐리리야 닐리리야 니나노~~~~♪~♪"
자다 벌떡 일어나 전화를 받는 남편,
가만히 상대의 목소리를 듣고만 있더니
알았다고 끊는다.
얼핏 들리기로는 여자 목소리 같았다.
남편은 잠시 고뇌와 번민에 찬 모습으로 갈등하더니
부스럭거리며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는다.
그리고 자는 나를 한번더 확인하더니,
살금살금... 부시럭부시럭
바깥으로 나갔다.
헉!!
설마설마 했더니,
내가 그렇게 믿어왔던 남편이...
이 밤중에 여자 전화를 받고 나갔다...
오 마이 갓...
자는 척 하구 있다 벌떡 일어난 나는
과연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순간적으로 머리 뽀개지게 고민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데
신사임당인 척 할 필요가 어디 있나.
무조건 따라나가 머리끄댕이 잡구 싸우는 거다.
그러나 만약 남편이 내가 아니라 그 뇬
편을 들면 우짜지?
오만 생각을 하며 떨리는 가슴으로 앉아 있는데
남편이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급하게 나가느라
지갑을 안 들고 간 게다.
조강지처에게 배쉰을한
바람난 저 인간을 어떻게 해야 하나...
초당 100바퀴로 머리 굴리다
벌떡 일어나 문앞에 가 서 있었다.
야구방망이 하나만 있었음 딱 좋겠두만.--;;
문을 여는 순간, "으악~"
하고 비명지르며
뒤로 나자빠지는 남편.
바람피우는 걸 상대방에게 들켰을 때보다
더 무서울 때가 어디 있겠는가.
"당신은 완전히 포위된 현행범이야,
이제 무슨 변명을 해도 소용없어.
난 모든 걸 지켜봤어!"
뒤로 자빠진 남편 앞에 머리 산발하구 서서
분노로 씩씩대는 사임당,
이건 그야말로 완벽한
미스테리물의 한 장면이었다.
"전화한 뇬 누구얏...
존말할때 불어..!"
슬금슬금 다시 일어나던 남편이 분위기가
장난 아님을 깨닫고 사실대로 분다.
"여...옆...옆집...아짐마..."
머? 옆집 아짐마?
아니, 적이 그렇게 가까이 있었더란 말인가??
"그 여자가 왜 전화한 거얏!
이 밤중에 남의 남자한테! 왜! 왜!!"
남편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듯,
아니면 나를 포기하고
그 여자를 택한 듯 놀라고 당황하던
조금전의 모습과 달리 되려
당당해진 모습으로 침대로 갔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던지는 말,
↓↓
↓↓
↓↓
↓↓
↓↓
↓↓
↓↓
↓↓
↓↓
↓↓
↓↓
↓↓
↓↓
↓↓
↓↓
["차 빼 달란다!"]
'주변 이야기 > 웃고 삽시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제밤 우리집에선 (0) | 2006.09.02 |
---|---|
그런 빈대 또 없습니다 (0) | 2006.08.09 |
택시와 할머니 (0) | 2006.07.30 |
성 교육시간에 (0) | 2006.07.02 |
옛날 내 애인 이야기...ㅋㅋㅋ (0) | 2006.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