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변 이야기/미디어 이슈

[위풍당당 性교실] 규칙적인 성생활, 치매예방?

by 삼도갈매기 2013. 7. 23.

 

 

 

 

 

 

부산일보에 연재되는 비뇨기과전문의 이경미의 "위풍당당 性교실" 내용을 매주 이곳에 옮겨본다.

 

 

 
"영감이 요즘 이상해, 자꾸 집적거리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어쩌다 관계가 있었는데 요즘은 하루가 멀다 하고 손이 오네."

노망난게 아닌지 의심날 정도로 60대 후반의 남편이 근래 들어 성관계 요구가 많아져서 고민이라는 아내. 실제 이 남편은 얼마 안 있어 치매 판정을 받았다.

노년의 성생활을 어렵게 하는 여러 큰 걸림돌 중 하나가 치매다. 그것이 본인의 것이든 상대방의 것이든. 치매에 걸리면 육체적 관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기도 하고, 성행위에 대한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다. 심한 경우 배우자를 알아보지 못한 채 엉뚱한 곳에서 성적 파트너를 찾아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반대로 성적 관심이 매우 떨어질 수도, 일상 생활이 잘 안될 정도로 치매가 진행돼 성생활의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

치매의 약 50∼60%가 혈관성 치매인데, 혈관성 치매의 주원인이 바로 동맥경화다. 동맥경화가 진행될 정도의 고지혈증은 성기능 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다. 성기로의 혈류가 증가할 때 발기가 되기 마련인데 동맥경화로 인해 성기로의 혈류가 원활하지 못하면 성기능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치매가 시작될 때 성기능 장애가 같이 올 가능성이 큰 것이다.

노년 성생활의 방해 요소인 이 치매가 역설적이게도 규칙적 성생활을 하면 억제되기도 한다. 남성 노인의 규칙적 성생활은 음경의 위축과 퇴화를 방지해 발기부전을 예방하고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또한 고환의 위축을 예방해 남성갱년기의 위험을 줄여준다.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남녀 모두 성생활은 뇌 이마엽을 자극해 뇌의 노화, 치매, 건망증 증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성행위 중 뇌에서 엔돌핀이 분비되고 면역력이 강화돼 건강에 도움이 된다. 최근 이탈리아 연구에서는 성관계를 자주 하는 이들의 신경세포 성장이 활발하며 뇌에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하고 활력을 준다는 보고 있었다. 노인들이 치매에 걸리기 쉬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성생활의 부족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노인이라 해서 성욕이 없는 것은 아니니 부끄러워하거나 숨길 이유는 없다. 자신감을 가지고 즐기는 자세를 가지면 뇌의 노화를 막을 수도 있다.
(2013년 7월 22일, 부산의료원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