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세월 잘 간다,.....
새해 맞이한지 엇그제 같은데, 어느새 두달이 지난다.
대한민국의 모든 것(정치, 경제, 사회 등)은 뒷걸음질인데, 쓸때없는 세월만 주구장창 잘 간다...
봄이 어디쯤 오는지 봄바람에 부산갈매기 엉뎅이가 들썩이려고 하는가 보다..
몇일전 모 여행사에 들러 봄맞이 여행을 접수하였더니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미만이라며 재발급을 권한다...
다시 말해....여권은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여행을 할수 있는데...4개월쯤 남아 있었으니 안된단다.
여권 재발급은 해당 구청에 신청하면 발급엔 커다란 문제는 없지만 사진을 다시 찍어야 하니 번거롭고 귀찮다....
모처럼, 머리 빗고, 로션 바르고, 흰 와이샤스에 곱게 모셔둔 양복(상의)을 걸치고 아내와 근처 사진관으로 향한다...
여권용 사진은 넥타이를 매는게 좋다면서 사진관에 비치된 넥타이를 권하면서, 여권용 사진은 일체의 보정이 없단다.
"보정"이란 "포토샵"으로 얼굴에 잡티를 제거하거나, 빠진 머리카락을 그려넣거나 실물과 다르게 사진을 다듬는 것을 말한다...
사진사가 겁을 주듯 외친다 "눈을 크게 뜨세요?...약간 웃으세요?...얼굴을 살짜기 숙이세요?"...호령소리에 사진찍기도 무섭다....ㅋ
"사진값은 한사람 당 12,000원으로 내일 오후에 찾으러 오시면 됩니다"....밖으로 나오니 긴장했던지 약간 춥다...
(10년간 나의 여행길에 동반자가 되어 유효기간이 지난 여권)
"이제 증명사진 찍을 일이 없으니 오늘 찍은 사진 잘 보관했다가 내 영정사진으로 쓰면 되겠네?"
"뭬이요?...허구한날 죽는다는 소리?....이 보슈?, 영정사진이라니 살 날이 까마득한데 무시기 소리요?"
"글탐, 영정사진을 언제 찍어야 하는데?....영정사진이란 단어에 당신이 거부감이 생기는 모양인데...
당신과 내가 더 늙어서 완전 할배된 모습으로 찍자는거요?...한살이라도 젊을때 찍어야지 않소?"
영정사진으로 인해 아내와 한참 입씨름을 하면서 길을 걷는데...아내의 마지막 한마디가 걸작이다.
"알았어요?...당신이 먼저 죽을테니 내가 당신 소원대로 오늘찍은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해드릴께요?
그런데 절대로 크게 확대하지 않고 여권용사진 크기(3.5cm x 4.5cm)로 영정사진틀에 끼워 드릴께요?"
"무슨 소리요?...작은 사진(여권사진)을 확대해서 큰(영정사진)틀에 끼워야지....말도 안되는 소리네?"...
"작은 사진으로 영정을 만들어야 꿈에서도 작게 보이지?...난 보일듯 말듯한 귀신이 좋을것 같은데??"...
"어허....이게 무슨 개 뼈따귀 같은 소린고?"....ㅋ
보기 싫은 남편이니 행여 꿈에서 보인다면 콩알만큼 작게 보여야 한단다?...이런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가 있나?....ㅋ
어제(2월 26일)가 결혼 37주년 되는 날이다...
결혼 당시엔 꿔다둔 보릿자루 마냥 순진했던 아내였는데?.....남편이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고 따라오던 아내였는데?...
그런 아내가 결혼 37년이 되니 이렇게 변하여, 하늘같은 서방님을 이제는 보기 싫다고 하니?...에효? 슬프다.
그래 알았소...돈 못벌고, 힘없는 서방이라 구박 하더니....죽은 후엔 꿈에서도 보기 싫다?....그려 그럴만도 하겠구랴??
허나 분명한 것은 당신이 먼저 저승에 갈지?....내가 먼저 요단강을 건널지 그건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니.....ㅋ
행여 내가 당신보다 오래 산다면 당신 소원대로 꼬부랑 할미때 찍은 작은 영정사진을 사용할 것이니 서운타 하지마쇼?...
지난해 전 국민을 감동케 했던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영화에서......남편 옆에 앉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라고
두손모아 애절하게 기원하던 89세 할머니의 모습에서 처럼 그런 노부부의 삶을 살고픈데...부부란 원래 그런 것이였는데....
영화는 그져 영화일 뿐이였으니...영양가 없고, 재미없는 소리를 혼자서 웅얼거리며 하루를 보냈다.
많이 게을러 졌다...열정이 식은것일까?...모처럼 블러그(Blog)에 글 올리면서 스스로 반성해 본다...
춘삼월 봄꽃이 활짝 필때....그땐 새로운 열정이 용솟음칠거라 믿으며....불친님들 멋진 세상입니다, 좋은 꿈 많이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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