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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고향 거문도

그리운 고향 "거문도(巨文島)"를 떠나며(하편)...

by 삼도갈매기 2025. 5. 9.

 

 

꿈 같은 4박 5일이 지나, 오늘 고향 거문도를 떠나는 날이다..

이제 떠나면 언제 다시 찾아 올지?, 생각해 보니 가슴이 먹먹하다..

하지만 누님 두분이 살아 계시고, 고향 하늘에 부모님이 나를 기다리시니 언젠가 다시 찾아 오겠지?.

 

 

 

 

- 부모님 산소를 찾아서 - 

 

고향 도착 첫날 부모님 산소를 찾았다..

여객선에서 내리니 조카(형님 아들)가 반갑게 맞아 준다..

조카 승용차를 이용 우리마을에 있는 부모님 산소를 찾아가는 길이 눈에 읶다..

 

 

마을 뒷산(재 넘어) 부모님 산소에 도착,

준비해간 과일 등을 놓고 술 한잔 따르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어머님, 못난 간덴놈(가운데 놈) 왔습니다"... 이후 뭐라고 중얼 거렸는데...

"작은 아버님 그만 슬퍼하세요, 할머니가 용서하셨을겁니다"... 조카가 나를 달랜다..

 

 

 

부모님 산소에 엎드려 절을 하는데...

사진속엔 보이지 않지만 동박새 한마리가 구슬피 울기 시작한다..

동박새가 내 마음을 아는 듯 갑자기 울어대니, 더욱 슬픔을 이기지 못했다.

 

 

 

부모님 산소 주변에 때늦은(4월말 현재)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있다..

조카 말에 따르면 이곳 동백꽃은 4월 초에 피는데, 금년엔 늦게 피는게 이상하단다..

아마도 작은아버님 오실것 같아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오늘 핀 것 같다고 이야기 하며,

"할아버지 할머니가 작은아버님 오랫만에 왔다고 반기는 모양"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그렇구나, 부모님 혼(魂)이 동백꽃과 동박새가 되어...나를 반기는구나,..ㅠㅠ)

 

 

 

부모님 산소에서 거문도 유림해수욕장 풍경을 담아 본다...

사진 오른쪽 흰 건물 "거문도 호텔"과, 사진 중앙에 기와 지붕 닮은 "기와집 몰랑" 

눈 감아도 이런 풍경들이 훤히 떠 오른 내고향을 잊지 않으려 가슴에 가득 담아둔다.

 

 

 

부모님 산소에서 마을로 내려오면서..

동행한 조카(형님 아들)와 손자와 함께, 우리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장호야 성빈아, 동행해서 고맙다,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 돌본다고 고생이 많구나"

 

 

 

거문도 풍경을 와이드(WIDE)하게 담아 본다...

'내가 고향에 간다면 이곳에서 이렇게 찍어 봐야지' 하고 마음 먹었던 사진(작품)이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거문도 항구에 선박(어선)이 없음을 알수 있다.

그 옛날엔 거문도 항구에 어선들이 넘쳤는데, 요즘 거문도 앞바다에 고기가 없는 모양이다.

 

 

거문도 항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마을 뒷산에 계신 부모님 산소를 찾았던 이야기는 마칩니다..

 

 

 

 

 

- 거문중학교, 덕촌초등학교를 찾아서...- 

 

내가 살았던 덕촌리에는 거문도의 유일한 중학교가 있다.(거문중학교)

거문도는 6개 마을이 있는데, 각 마을별로 초등학교가 있었고 중학교는 우리마을에 있다.

내가 거문중학교를 졸업한게 60여년이 되었으니, 세월이 유수와 같음을 알수 있다.

 

 

거문중학교 교문앞에 섰다...

그 옛날 우리가 다녔던 학교건물 대신 새로운 건물이 왠지 낯설다.

 

 

방금까지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뛰어 놀더니,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에 모두들 교실로 들어가 운동장이 썰렁하다..

 

운동장에 있던 학생에게 손짓하니, 쏜살같이 달려온다...

"학생, 네가 졸업하면 몇회 졸업생인가?" 물으니,

"63회입니다" 대답한다...와 ~ 거문중학교도 63년이 되었구나...

 

 

14~16세 때, 이 운동장에서 뛰어 놀던 철부지 소년이,

70이 넘은 중늙이가 되어 다시 찾아왔으니, 세월의 무상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나의 "거문중학교 졸업사진"

친구들 하나하나 이름은 가물가물 하지만

사진속 얼굴을 보면 금방 누구인지 알수 있는 중학교 친구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 사진속 어딘가에 내 모습이 보이는데...어디쯤에 있을까?...ㅋ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덕촌초등학교 건물...

중학교 건물 바로 아래에 있는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지금은 분교가 되어서 예전에 비해 학교 건물이 아주 작아졌다.

학교 운동장이 예전엔 엄청 크게 느껴졌는데, 이 운동장에서 흘린 땀방울이 곳곳에 베어있을텐데...

 

 

 

덕촌초등학교 하면 생각나는 "팽나무"

운동장 한켠에 있는 팽나무 아래에서 구슬치기, 팽이치기, 딱지치기 등등..

꿈 많던 청년시절엔 그녀 손잡고, 이 나무 아래에서 사랑을 속삭이기도 하였으니,

이 나무는 나의 어린 시절을 고스란히 알고 있을텐데, 오늘도 말없이 그 자리에 서있다..

 

 

초등학교 운동장 팽나무 아래에서 마을을 내려다 본다.

파란 지붕 집은 내 어머님 손때가 묻은 우리집... 붉은 지붕은 미순네 집...

그 앞엔 고인이 된 뱅용이네 집.. 그 옆엔 영옥이네 집 등, 모두가 그리운 얼굴들...

눈 감으면 이 풍경이 삼삼하게 떠 오르는 내 고향 거문도... 어느 노랫말 처럼 "꿈엔들 잊으리오, 음 ~~"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서 사진을 담아 본다..

사진속 왼쪽 멀리 "반작제"가 보인다...저곳에서 우리 마을을 내려다 보면 한눈에 다 보이겠지?

이후, 마을길을 따라 작은 누님 집이 있는 해변으로 내려 왔는데, 마을분을 한분도 만날수가 없었다,.

마을분들 모두가 어디로 갔을까?... 그 많던 고향분들은 다들 어디에서 살고 계실까?...안타까웠다.

 

 

거문도 덕촌리 해안가에 세워진 - "제 2대 해군참모총장 박옥규 제독 송덕비"

우리마을의 자랑이며 거문도의 큰 인물로 영원히 기억될 박옥규 제독님,

부산 영도 태종대에 가면 그곳에도 이분의 제독비가 세워져 있다...

 

 

 

 

-  덕촌리 "반작제(바람제)"를 찾아서...- 

 

덕촌리 마을 북쪽에 작은 언덕이 있는데, 마을분들은 이곳을 반작게라고 불렀다.

문헌에 보니 "반작제"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나는 이곳을 "바람제"라고 부른다..

겨울철에 이곳 반작제에 서면 하늬바람에 사람이 날아갈 지경이니, 바람제가 맞는 듯.

그 반작제(바람제)를 찾아가서, 우리마을을 카메라에 담아 보려고 한다.

 

 

 

아내와 함께 사진속(소나무 있는 곳)반작제를 찾아간다.

찾아가며 느끼는 것은 사람이 살지 않는 집들이 너무 많음을 알수 있다.

거의가 폐가(廢家)이고, 어떤 집들은 없어지고 텃밭으로 바뀐 집이 너무 많다..

 

 

반작제(바람제)에 올라 거문도 항구 전경을 담아 본다.

'거문도에 가면 이곳에서 와이드(WIDE)하게 사진을 찍으리라' 마음 먹었던 곳...

사진 왼쪽은 "고도"(거문리), 오른쪽은 수월산(등대산), 그 오른쪽 덕촌리 해안가 풍경

 

 

 

덕촌리(우리마을) 풍경...

예전에 내가 살때엔 거의 초가집이였는데, 지금은 울긋불긋 지붕이 예쁘다.

아쉽다면 예전엔 200여호가 옹기종기 살았는데, 지금은 100여호가 되려나?

 

 

 

1970년대 거문도항 전경...

사진에서 보듯 우리마을에 초가집이 많음을 알수 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반작제에서 "동도(유촌리, 죽촌리)"를 담아 본다.

사진 왼쪽 서도리(장촌)에서 거문대교를 지나 유촌리 경유 죽촌리까지 가서 큰 누님을 만났던 곳이다.

죽촌리 칫끝에 900m의 긴 방파제가 사진 오른쪽에 보인다.

 

 

반작제에서 거문도 6개 마을중 5개 마을을 WIDE하게 담아 본다.

특별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듯... 위 사진 설명으로 갈음.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거문리와 덕촌리를 카메라에 담아 본다...

내 핸드폰 카톡 프로필을 이 사진으로 바꾸었다..

이곳에서 찍고 싶었는데, 역시 생각한 대로 멋진 작품이 되었다.

 

 

 

이번 고향 방문때, 작은 누님 사진을 찍지 못해서...

예전 처녀때 모습과 최근에 찍어둔 사진으로 대체한다.

그런데, 누님이 싫어 하신다면 이 사진은 지울수도 있다.

 

 

 

 

 

 

- 거문도를 떠나며... - 

 

회자정리(會者定離) ;  만나면 반드시 헤어진다는 뜻으로, 인생의 무상함과 이별의 아쉬움을 일컫는 말이다. 그 말 처럼 거문도를 떠나며, 고향 하늘에 계신 부모님 그리고 누님 두분과 아쉽게 작별의 인사를 하였다


산 사람은 필히 사라지고, 만나는 사람은 필히 이별한다고 "生者必滅 會者定離"(생자필멸 회자정리)라 했다. 거기에다 이별 후에 다시 만난다고 희망을 주기도 하고. 심지어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거자필반(去者必反)이란 말도 남겼다. 하지만 실제 떠난 자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보통 사람도 안다.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이별의 아쉬움, 인생의 무상함을 나타내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다만 익숙해져 있을 뿐이다. 이 말은 석가모니(釋迦牟尼)가 열반(涅槃)에 드실 때 제자에게 한 말씀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4박 5일 동안 누님 두분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이제 헤어질 시간이 되었음을 알리고,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몸 건강하시라고 작별 인사를 하였다...

 

 

 

오전 8시경, 우리마을(덕촌리)에서 고도(거문리)로 걷기로 하였다..

거문리에는 "거문도연안여객선터미널"이 있으니 여수행 여객선에 승선해야 한다...

 

걸어 가면서 "삼호교"에서 주변 풍경을 담는데...

낯선 승용차 한대가 멈추더니, 여객선 터미널까지 무료로 실어 준단다...

(이렇게 고마울수가?...어림잡아도 터미널까지 30분은 걸어야 하는데...)

 

 

여객선 터미널이 있는 "거문리"에 도착...

근처 흰색 방파제에서 마지막 거문도 풍경을 담아 본다...

 

 

 

방파제에서 우리마을(덕촌리) 풍경을 와이드하게 담아본다..

사진 오른쪽에 서도리 풍경과 거문대교 모습이 아스라히 보인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거문도 덕촌리 풍경....

사진 오른쪽 붉은색 방파제 위로 "반작제(바람제)" 모습이 보인다.

 

 

 

내가 태어나서 자란 "덕촌리"를 배경으로 아내와 다정하게 사진을 찍는다..

거문도에 처음 여행 오셨다는 여행객이 "두분 모습이 너무 좋다"라며 찍어준다..ㅋ

 

 

 

사진 중앙에 "거문대교"를 중심으로

왼쪽에 서도리 마을과 오른쪽에 동도(유촌리, 죽촌리) 전경..

 

거문도에 오는날도 잔잔했는데, 떠나는 날도 바다가 너무 잔잔하다..

(거문도는 파도가 많은 곳인데, 거문도 선산에 계신 부모님 덕분이라 생각한다)

 

 

우리를 싣고 여수로 출발하려는 "하멜"호가 거문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 하멜호 선박 재원 ]

총톤수 590톤, 선박 길이 42m, 폭 11.3m, 제질 ; 알미늄 합금

최대 시속 42노트(시속80Km), 여수 - 거문도 2시간 소요, 

하멜표류기로 우리나라에 알려진 네델란드 상인 이름을 따왔다고 함

 

 

"거문도 연안여객터미널" 내부 모습..

이곳 터미널에서 여수행 여객선 승선권을 구입 후 여객선에 승선하였다.

 

 

고향 선배님을 여객선에서 만나서 인사를 나누었다..

삼산면 사무소에서 퇴직후 이 고장 해설사로 TV에 자주 보이며,

재주가 많아 평소에 내가 존경하시던 분이다.

선배님께 허락도 없이 사진을 올렸는데, 어쩔까?...ㅋ

 

 

 

여객선 "하멜호"에 승선하여

초도를 경유, 사진속 "손죽도"에 도착하고 있다.

(초도에서 하선 하는 분이 너무 많아서 경황이 없었다)

 

참고 ; 오늘(4월 29일) "제 43회 삼산면민 화합한마당 축제"가 삼산면 초도에서 열리는데...

오늘 여객선 하멜로 편으로 거문도의 많은 관계자분들이 한마음 축제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손죽도 삼각산" 전경...

손죽도에 있는 산으로 높이 120m의 낮으막한 산으로 

두개의 거대한 화강암 봉우리에 지는 해가 걸릴때면,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거문도 출발 1시간 30여분쯤...

여객선 하멜호가 중간 경유지 "나로도"에 도착하고 있다.

 

 

거문도 출발 2시간 지나 마지막 도착지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에 도착...

이후 터미널 주차장으로 이동, 부산으로 향하며 꿈속에서 그려 보던 고향 방문을 마쳤다.

(부산 오는 길에, 여수시 영락공원에 잠들어 계신 형님과 큰 매형을 찾아뵙고 인사하고 왔다) 

 

 

 

고향 그리울때 자주 흥얼거리는 노래 "연락선" 잠시 감상하세요...

 

 

 

[ 거문도 팔경(巨文島 八景) - 귤은 김유의 詩 ]

- 녹문노조(鹿門怒朝) ; 바람이 불때 서도 녹산 30~40m 벼랑에 성난 파도가 부딪쳐 2~4m의 물기둥이 솟아올라 오색 물보라를 연출하는 모습.

- 백도귀범(白島歸帆) ; 백도에서 고기잡이를 마치고 마을로 돌아오는 하얀 돛단배가 햇볓에 반사된 모습

- 홍국어화(紅國漁火) ; 갈치, 멸치잡이 배들이 물고기를 유인하기 위해 수백 여척의 배에 불을 밝힌 모습

- 이곡명사(梨谷明沙) ; 배나무골(지금의 서도리)의 하얀 모래사장과 수정처럼 맑은 바다가 대조를 이룬 아름다운 경치

- 용만낙조(龍巒落照) ; 서도 서쪽 끝 용냉이에 있는 용물통 바위에서의 해넘이 광경(용물통은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담긴 둘레 8m, 길이 6m의 연못

- 귤정추월(橘亭秋月) ; 귤은사당 숲 사이로 은은한 가을 달빛이 비치는 모습

- 죽림야우(竹林夜雨) ; 죽촌 대나무 밭에 밤비가 내릴때 빗방울이 대나무 잎새에 떨어져 나는 정감어린 소리

- 석름귀운(石凛歸雲) ; 안개 자욱한날 거문도 등대 가는길 신선바위 부근에 나타나는 기와지붕 형태의 신비한 바위 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