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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우리집 보물

1991년 12월에 쓴 편지

by 삼도갈매기 2007. 7. 27.

 

오늘도 무척 더운 날씨다

이 무더위도 몇일만 지나면

선선한 가을에게 자릴 양보하겠지?

어차피 세상은 돌고 돌며 영원한 것은 없으니? 


결혼한 딸내미 책상 정리를 하다가

재미있는 책을 한권 발견하였다


아래 책은 큰 딸 수연이가 초등학교 졸업때(1991년 12월)

졸업생끼리 자발적으로 만든 졸업기념문고 "한아름" 책 이다  

 

        < ♥ 졸업기념문고 - "한아름" 책 표지 ♥ > 

 

 

시, 편지, 독서감상문, 일기, 견학기록문, 꽁트,나의 소개 등으로

총 178페이지로 되어있는 졸업기념문고 

 

맨 앞장엔 차례, 급훈, 6학년 3반 이야기, 명언격언으로

이어져 있었으며

“진실과 사랑과 존경이 넘치는 글”이란 타이틀과 함께

사랑하는 딸 수연이의 편지가 아래와 같이 쓰여있었다

 

총 9편의 편지가 있었으며

다른 아이들은 모두가 엄마에게 편지를 썼으나

내 딸만 유독 아빠에게 편지를 쓴것 같았다

 

       < ♥  수연이가 아빠에게 쓴 편지 ♥ >

 

내가 쓴 답글이 블로그에 실릴줄 알았더라면

글도 곱게, 문장도 좀 다듬어서 잘 쓸걸

지금 다시보니 민망스럽지만....ㅎ

 

예전에 아이들 키울때

사는게 넘 힘들어서 과자는 새우깡만 사줬다 

이녀석들이 한참 커서도 과자하면 새우깡

새우깡만 있는줄 알았을 것이다

우짜다 손님이 찾아와 과자를 사줘도

오로지 새우깡만 사달라고 했으니....ㅎ 

 

물론 용돈도 그렇고,

몽당연필, 공책, 지우개 하나까지도

귀하게 여기고, 아껴쓰라고 철저히 교육 시켰다.  

 

    < ♥ 아빠가 수연이에게 쓴 답장 ♥ >

 

 

사랑하는 딸 수연아 !!

아빠가 구두쇠면 어떻고,  스쿠르지면 어떻니?

너희들이 반듯하게 자라준게 이렇게 흐믓한데?

네 허락도 없이 이런글을 올려서 미안하구나

근데....이런책이 있었다는것 기억이나 했었니?


그후로 군밤은 얻어 먹었었며 

용돈도 좀 얻어 썼는지... ?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 아빤 기억도 없구나

 

이제 너도 결혼하였으니

나중에 아이 낳아 키우면

네가 좋아했던 새우깡 많이 사줘라 잉?....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