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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삶의 흔적들

경준아....우린 널 믿는다

by 삼도갈매기 2008. 1. 24.

 

블러그를 접고 몇일 쉬는것도 힘들다

많은 팬(?)들이 어찌나 성화를 하는지.....우하하

어디 갔느냐?  또는 어디 아프냐?  

바람 났느냐?  아님 쫓겨 났느냐?...ㅎ

인기가수 나00씨 처럼 기자 회견을 하던지 해야지 원....ㅎ

"불방 친구들 안녕하세요?, 충전이 필요하여 몇일 쉬었습니다 "....ㅎ

 

 

어제는 장모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였다

50여년을 넘게 장인 어르신과 함께 하시다 3년전에 어르신 멀리 보내시고

혼자 외로워 하시기에 위로도 할겸 자리를 마련하려고 했지만

이런저런 일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었던 것 같다


장모님은 큰 처남 내외와 함께 살고 계시며

큰 처남은 현재 해외에서 근무중이라 집안 대소사는

처남댁이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

큰 처남은 딸과 아들 남매를 두었는데, 두 녀석이 지금 대학생이다

나도 두 녀석을 일시에 대학을 보내 봤지만

학비외에 씀씀이까지 만만치 않음을 몸소 느꼈었다


몇달전 집 앞에 음식점을 개업했는데 아내와 함께 먹어본 결과

음식도 깔끔하고 분위기도 좋기에 그곳으로 모시기로 했다

“어머님(장모님) 좋은곳이 있는데 함께 저녁을 했으면 합니다”

올해 연세가 일흔여섯이며

활동하시는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기에 혼자 오시겠지 했더니

“경준이가 이달에 군에 입대하는데 아비가 해외에 있으니

무척 외로워 하네 자네가 만나서 좀 다둑여 줄수 없는가?”라고 하신다


처남 아들이 이달에 군대에 입대하니 함께 동행하여 저녁을 드시겠단다

손주사랑이 물씬 묻어나며 해외에 근무중인 아들(처남)역할까지 나에게 주문하신다

연륜이란 역시 대단하시다.....

내가 미쳐 생각지 못한 일까지 마음 쓰시는게 보인다

“어머님 그럼 손주 두녀석 다 대리고 오십시오, 함께 저녁 먹읍시다”

그렇게 하여 아내와 함께 5명이 저녁을 먹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장모님이 좋아하시는 소고기로 대접할려고 하였는데

처남 아들놈이 소고기를 싫어한단다

“야 이녀석아 얻어 먹는 주제에 아무거나 먹어라”...ㅎ

"고모부님...비싼 소고기보다는 싼 돼지 고기 사주이소“

“야 임마...할머니에게 맛있는 고기 사줄려고 했는데 니 때문에 안되잖아?”

장모님도 어쩔수 없이 손주가 하자는대로 따르시겠단다

(모처럼 장모님에게 맛있는 고기를 대접하려고 했는데....아쉬웠다)


고기집에 도착하여 맛있다는 “갈매기살”을 주문하여 고기를 꿉는다

그런데 이녀석....입이 무척 짧다....몇점 먹더니 배 불러서 못 먹겠단다

"경준아...넌 아무리 봐도 군대에 갔다 와야 되겠구나?."

"예....저도 군대가서 여러가지 많이 배우고 오겠습니다,

특히, 담배 피는것도 배우고...ㅎ"

처남 아들은 부산에 소재한 국립대학에 다닌다

공부도 잘하지만, 넘 착해서 아직 여자친구도 없다고 한다

 

“장모님....많이 드십시오, 다음엔 제가 맛있는 소고기로 대접하겠습니다”

“이 사람아 이것도 맛있는데....군대 간다고 지 에미도 맘 아파하고

그렇다고 애비도 외국에 나가 있는데....자네가 이렇게 해주니 고맙네 그려”

모처럼 장모님에게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그지없이 좋다

 

 

후식으로 된장국과 공기밥, 냉면 등을 시켜서 먹었다

“경준아...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만 선별되어 가는 군대이니

얼마나 영광스럽니,  기분좋게 멋지게 군대생활 마치고 오거라”

“고모부님....걱정 마십시오, 22개월 마치면 내년 말쯤 재대할겁니다”

(그래 너는 잘할것이야....이렇게 할머니까지 널 챙겨주는데....

네 아빠(나의 처남)닮아서 어려움을 혜쳐나가는데는 일가견이 있으니)

아내가 지갑에서 용돈을 꺼내주며 

“경준아....친구들과 기분좋게 한잔하고,

여자친구랑 기억에 남을 멋진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

함께 왔던 처남 딸내미에게도 용돈을 주는 것 같았다


장모님과 처 조카들을 지하철 역까지 배웅을 해주며

"어머님 설날에 찾아 뵙겠습니다, 조심히 가십시요?" 인사를 하는데 

"고모님, 그리고 고모부님!!

멋진 군인되어 휴가때 찾아 뵙겠습니다....추웅성!!" 한다

그래 역시 넌 경상도 머시마다운 기질이 있구나

너희들이 얼마전에 태어난것 같은데....세월 참 빠르구나

이제 넌 떠오르는 태양이니 무서울게 뭐가 있겠니....무척 부럽구나

고모부도 예전에 너 처럼 그렇게 용감하고 두려움이 없었는데.....ㅠ

(처 조카는 1월 30일 육군 훈련소에 입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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