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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삶의 흔적들

결혼기념일에 쓴 편지

by 삼도갈매기 2008. 2. 26.

        결혼기념일의 노래

 

당신을 처음 만났을때 내가슴은 뛰었소
아지랑이 처럼 피어나는 그건 사랑이었소
당신이 내게 다가올때 나는 알고 있었소
소리없이 내게 찾아온 그건 행복이었소
아~ 봇물같은 사랑 이가슴 깊은 거기에서
하늘까지 터진사랑 백년을 두고 태워도 끝이없을 우리사랑

 

당신의 손을 잡았을때 내가슴은 뛰었소
호수처럼 멀리 일렁이는 그건 사랑이었소
당신의 미소 한조각에 세상은 빛났소
가슴속에 가득 채워진 그건 행복이었소
아~ 밀물같은 사랑 비바람 몹시 불어와도
바다처럼 깊은 사랑 백년을 두고 태워도 끝이 없을 우리사랑

 

 

(음악을 Play 하세요)


윤경씨

오랫만에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오

예전엔 사랑의 편지도 자주 보냈었는데

이젠 나이가 들어가니 열정도 점차 식어가고

이 나이에 이런 편지를 보낸다는게 쑥스럽기도 하고....ㅎ

 

당신도 기억하듯이

오늘이 우리가 결혼한지 30년이 되는 날이오

 

1978년 2월 26일

부산 남포동 제일예식장에서

많은 분들의 축복을 받으며

꽃보다 더 예쁜 당신을 포옹하면서

영원히 함께 하자고 맹세한 날이 어제 같은데

어느새 30년이 흘렀구려

 

그 기나긴 결혼생활

괴롭고 슬프고 힘들었던 일이 오죽 많았으며

즐거웠던 일들은 얼마나 많았겠오?

희노애락의 모든 일들이 주마등처럼

나의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오

그러한 일들 마다하지 않고 굳굳히 참으며

날 믿고 잘 따라와준 당신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소

 

흔히들

결혼 30년을 "진주혼식"이라고 명명(命名)하는걸 보면

당신이 좋아한 진주라도 선물하라는 이야기 같기도 하고

진주처럼 영원히 변치말라는 이야기인 것도 같으니

더욱더 열심히 살면서 진주처럼 은은한 빛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내가 당신께 뭐라 할 말이 있겠으며

더군다나 무슨 큰 욕심이 있겠소?

당신 건강하고, 아이들 건강하면 됐지...

지난해에 큰 녀석 결혼하여 제 갈길 찾아 갔으며

작은 녀석도 좋은짝 만나 우리곁을 떠날것이니

당신과 나 이만하면

세상에 왔던 보람된일 하는것 아니겠오?

이제 크게 힘든 일도 없을 것이며

우리곁엔 좋은일만 있을 것이니

모두에게 감사하며 나머지 삶을 삽시다
 

흔히들 우리 나이쯤 되면

사랑 보다는 정으로 산다고들 하나

사랑이면 어떻고 정이면 어떻소

분명한것은 나에겐 당신이 있고

당신 곁엔 언제나 내가 있으니

힘들때나 어려울때,

기쁠때나 슬플때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힘이 되어 주었다오

 

윤경씨!!

지금보다

더 좋은날만 남았다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감사하면서 삽시다 

 

 (결혼 25주년때 찍은 사진 - '03.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