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블로그 보다는 독서에 빠진것 같다
옛 성현의 말씀중에 "책 속에 길이 있다" 라고 했는데
미디어시대에 살고있는 요즘 각종 매체와 인터넷에 빠져서
삶에 길이 있다는 책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다고 내가 책을 많이 읽는것도 아님을 솔찍하게 분명히 밝혀둡니다
우리집엔 책 제목과 지은이가 동일한 책이 몇권 있다, 그중 한권을 소개함다
아래 책은 2001년 초판이 출판 되었을때 지인으로부터 권유받아 구입했던 책이며
그 당시엔 크게 감흥을 받지않고 쉽게 읽혀지던 책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우연이랄까?
2007년 어버이날에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는 작은딸이 똑같은 책을 선물로 보내왔었다
딸의 말에 의하면, 직장 동료와 주위의 어른들에게 자문을 구했더니 위 책을 추천해 주더란다
물론 책을 선물한 녀석은 이책이 우리집에 있을거라 상상을 못했던가 보다
(표지 그림만 다를뿐 같은 책이다, 왼쪽의 책은 초판모습(2001년)이며,
오른쪽의 책은 딸아이가 선물한 29회째 인쇄된 2006년 발행된 책)
제목 ; 나이듦에 대하여
저자 ; 여성학자 박혜란
[책 소개]
이제껏 누구도 말하지 못한
여자의 나이와 몸에 관한 솔직하고 편안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쉰 살이 지나 지친 몸이 말을 걸어왔을 때 '나이듦'의 의미를 깨달은 저자는,
여자가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일상을 통해 들여다보며
'나이듦'에 대한 새로운 느낌과 생각을 이 책에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여자가 나이 들어가며 경험하고 느끼게 되는 몸의 변화는 물론,
생각의 변화, 관계의 변화 등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느낌을 담은 에세이다.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저자도 자신의 '나이듦'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싫어했고, 나이와 관련되어 생겨나는 문제도 외면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튼튼해서 불만이라고 생각해던 몸이 반란을 일으키고 말았다.
응급실로 실려가 일주일간 수혈을 받은 후에야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몸의 반란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저자는 자신의 "나이듦"을 바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이 책에 담아 우리 사회의 '늙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있으며,
나이 들어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나이에 맞게 살아가는 용기를 건네는 책이다.
2001년도 그러니까 내 나이 51살때 읽었을때의 느낌과
2009년 50대 후반에 다시 보면서 느끼는 감흥은 차이가 난다
책을 워낙 느리게 읽다보니 밑줄쳐 가면서 몇일에 걸쳐서 읽었다
다시 읽다보니 책 내용이 요즘의 내 심정을 대변해주는것 같아 가슴에 와 닿는다
같은 책이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주변 환경이 다를수록 책에 대한 느낌이 다르다
40대 중반쯤에서 부터 여자든 남자든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내 혼자만의 느낌인지도 모르지만?....)
책을 보면 중간중간 고개를 끄떡이게 한다
이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음을 느낄수 있다
(6년동안 29회 인쇄 했다면 제법 많이 읽힌 책인것 같다)
본문 중에서
"겨울 바닷가에서(본문 78쪽 - 79쪽)"
나이가 들면 너그러워질 줄 알았다.
나이가 들수록 너그러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 반대다.
나이가 들수록 섭섭한 것도 많아지고 원망도 커져 가는 것이 나날이 속이 좁아져 간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체면은 살아서 남들에겐 아주 너그러운 표정을 지어 낸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는 감탄한다.
어머, 너는 아직도 그렇게 잘 웃는구나. 하지만 가장 가까이 있는 이들에겐 진면목을 드러내고 만다. 송곳 같은 마음을.
나이들면 결국 친구와 남편밖에 없으니 있을 때 서로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남들한테는 교과서를 외우듯이 힘주어 말하면서 정작 나는 구제불능이다. 그래도 다행히 친구는 한집에서 살지 않으니까 어느정도 감정 조절이 가능하다. 남편은 언제라도 감정의 폭력에 휘둘릴 위치에 있다. 젊었을 때는 나중에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면 남편하고 친구처럼 오순도순 살 줄 알았다.(중략)
예전 같으면 깔깔대며 흘려 들었을 말 한마디에서도 뼈를 찾아내고 즉각 비수를 품은 말로 답한다
난 그동안 내가 남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오해였음을 깨달았다.
내가 "있는 그대로" 라고 생각했던 남편은 내 "틀 속에 있는 그대로" 의 남편이였다.
결혼 이후 남편은 한결같이 아침이면 일터로 나가거나 외국 출장을 떠났었다.
말하자면 하루의 2분의 1도 함께 있어 보지 않은 사이였다.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남편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엄청나게 길어졌다.
이러한 상황이 너무 낯설어 금방 적응이 안된다. 남편도 마찬가지다. 내 눈에는 남편이 전에 알던 남편과 달라 보이기도 한다.
전에는 코끼리 발바닥처럼 무딘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놀랄 만큼 예민한 구석이 있다.
남편도 내가 태평스럽고 과단성 있는 여자라고 봤는데 실제론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라며 놀란다.(중략)
(결혼전에 큰 딸이 쓰던 방의 모습, 책이 많았는데 딸이 다녔던 고등학교에 기증했었다...
기증할때 승용차로 2번 책을 싣고 학교에 갔던걸로 기억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곧 나이 든다는 것이며 지금도 쉼 없이 우리는 나이를 먹는다.
그렇다고 그것은 외면하고 무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이제껏 누구도 풀어놓지 못한 이야기를 너무도 솔직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풀어놓은 이 책에서 약한 것들에 대한 한없는 애정과
세상에 대한 열린 마음을 느꼈다면 지나친 감상일까?
예전에 위 책을 보셨다면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유감스럽게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가까운 책방에 가셔서.....
읽어는 봐야 되겠는데 이도저도 귀찮으시면 저에게 연락해 주세요
제 집에 책이 두권 있으니 무료로 한권 보내드리겠습니다....ㅋ
참고로
저는 책을 쓰신 박혜란님과는 일면식도 없음을 첨언합니다
무더운 날씨엔....커다란 세수대야에 발 담그고 시원한 수박 한입 베어물며
좋은 책을 보는것도 더위를 이기는 방법이라고 하지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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