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우리집 보물

대전으로 떠난 손녀를 그리며.....

by 삼도갈매기 2011. 1. 17.

 

 

 

 

2011년 새해 인사를 드린후 오랫만에 글을 올려본다

 

 

 

2011. 1. 3 ~ 1. 16일까지

부산에서 대전을 몇차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사위와 딸의 신혼살림(?)에 필요한 세간살이를 준비해 주었다

 

딸과 사위는 2007년 5월에 결혼하여

사위가 다니던 포항의 모 대학교내 사택에서 신혼살이를 하다가

2009년 9월 독일의 모 연구소에서 포닥(박사후 과정)을 수료하던 중에

대전시에 소재한 모 국립대학교수로 채용되었기에 이번에 가족이 대전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대전시 유성구의 집값이 보통 비싼게 아니였는데

다행이도 대학교에서 교수용 아파트와 일체의 이사비용까지 제공해주니 세간살이 준비가 한결 수월하였다.

 

 

대전 날씨가 무척 춥다

사진에서 보듯이 대전시내 한복판으로 흐르는 "갑천"이 추위에 꽁꽁 얼었다.

 

나도 2002년 부터 2년 4개월간 이곳 "정부대전청사"내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의 기억에 의하면 대전의 겨울은 서울만큼 눈도 많이 내리고 추위도 매서웠으며

사진에서 보는 갑천에는 큼지막한 숭어와 이름모를 민물고기들이 떼지어 다녔으며

갑천강변 곳곳에 강태공들이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다

 

 

아래 사진중 멀리 보이는 교각이 "엑스포 대교"의 모습

1993년 8월 이곳 대전에서 엑스포 대회가 열렸음을 기념하기 위한 교각이며

사진 중앙부위 아파트 왼편에 우뚝 솟은 철탑이 "KBS 대전 방송국"의 모습도 보인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정문

이곳은 국가 보안시설로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다

입구근처에 경비원이 지키고 있으니 멀리 떨어져서 근접촬영을 하였다

(물론 학교내에서도 사진촬영이 금지된다고 함)

 

 

 

학교에서 제공해준 교수용 아파트 내부 모습

살림에 필요한 세간살이를 장만해주니 딸아이를 두번 시집 보내는 기분이다

대전 근교의 가구점에서 필요한 가구와 가전제품을 장만하고, 

그외 필요한 물건들은 부산에서 구입하여 이사를 하였다. 

(신혼집을 본인들에게 묻지도 않고 올렸는데...뭐라카면 우짜노?....ㅎ)

 

서울에서 혼자서 직장생활하는 작은 딸내미가

대전으로 이사온 형부와 언니집에 내려와서 조카(언니 애기)와 함께 포즈를 취한다

"이눔아....니도 시집가면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태어나는데....퍼뜩 시집가거레이?"....ㅎ

 

 

사랑하는 손녀야 !

네가 세상에 태어난지도 5개월이 되었구나

그러니까 지난해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때 새벽녘의 공기를 가르며

"으앙~" 하면서 힘차게 일성을 터트리던 네가 이렇게 건강한 모습을 보이는구나

어쩜 귀엽고 앙증맞은 생명이 우리곁을 찾아왔을까 하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번이나 드는구나

 

5개월 내내 너를 딜다보는 재미에 부산할배는 너무너무 행복했단다

너는 다른아이와 달리 잘 울지도 않고 엄마 젖만 빨고는 배부른듯 잠만자는 아이였으며

그 흔한 배탈한번 그리고 요즘처럼 추운 겨울철에도 감기한번 걸리지않는 튼튼한 아이였단다  

 

네가 막 태어난 갓난 아이때는 아빠를 쏙 빼닮더니

시간이 흘러 점점 클수록 어쩜 네 엄마를 닮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움 중의 하나였단다

혹자는 위 사진에서 처럼 너를 앉고 있는 네 이모와 더욱 닮았다는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굴 닮았으면 어떠니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는게 이 할배의 소원이란다 

 

(대전을 떠나던날 딸내미집 쇼파에 앉혀두고 찍은 손녀모습)

 

 

집 근처 병원에서 너를 출산하여

근처 조리원에서 일주일간 산후 조리를 하면서 함께 태어난 다른아이들보다 유독 건강하다고

입에 침이 마르지 않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간호사들의 그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새록새록하는구나

 

너를 우리집에 대리고 와서 거실에 뉘여놓고 너를 딜다보며 이 할배는 너무너무 기뻤단다

처음엔 눈도 잘 뜨지못하던 네가 어느날부턴가 고개를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손가락 발가락을 꼼지락거리고

배가 고프면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우렁차게 울부짖을땐 동물적인 감각까지 겸비한 너를 보면서 온 가족이 웃음지었단다

 

100일이 지난후 부터는 너는 이 늙은 할배의 목소리를 구분할줄도 알았단다.

엄마가 젖을 물릴때 멀리서 할배가 너를 부르면 먹던 젖도 빼버리고 할배를 향하여 눈웃음도 지을줄 알고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막무가내로 울다가도 할배의 목소리만 들리면 울음을 그치고 빤히 쳐다볼줄도 알았으니

할배와 너는 하늘이 맺어준 천생 연분이였는데....그런 너를 이제 가까이에서 볼수 없으니 세상 사는 즐거움이 반감 되는것 같구나

너를 보는것만으로도 너의 웃음소리를 듣는것만으로도 우리모두 행복하였는데

네 제롱이 벌써부터 그리워지고 마음이 괜시리 허전해지려고 하는구나 

 

(위 사진과 아래 사진은 출산 4개월째 되던 날 사진관에서 찍은 손녀모습)

 

천사야.....

곱고 아름다운 천사야

너의 때묻지않는 순수한 행동과 웃음이 얼마나 큰 환희와 기쁨을 우리들에게 주었니

너의 잠든 모습속에서 세상의 모든 평화가 함께 하고 있음을 우린 모두 보았으니 천사가 따로 없더구나

 

대전에서 너와 헤여지던 마지막 날 아침,

간밤에 눈(雪)이 내려서 밖엔 하얀 눈(雪)이 소복히 쌓여 있었단다

부산에선 쉽사리 볼 수 없었던 눈이라서 그런지 너도 그리고 할배도 밖을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지?

"하나야...지난 5개월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너를 가슴에 앉았었는데, 이제 너를 내려놓아야 하는가 보다

할배의 가슴에서 너를 내려놓았지만....할배의 마음속엔 언제나 너와 함께 한다는걸 잊지 말거라" 

이렇게 중얼거리며 마지막으로 너를 가슴에 앉아보고 부산으로 내려 오면서 할배는 뒤돌아보지 않았단다

 뒤돌아 보면 분명히 눈물이 날것 같았으니 말이다

 

이제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 그때 할배가 너를 찾아가마

그땐 일곱가지 풍선이 달린 예쁜 유모차에 너를 태우고 분홍색 솜사탕을 입안에 가득 담고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갑천주변을 우리함께 웃으며 거닐어 보자꾸나

 

곱고 아름다운 천사같은 하나야....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스런 하나야...

다시 만날때까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기를 할배가 빌어본다 

 

 

 

1월 16일 일요일,

대전 아침 최저기온 영하 16.1도 

대전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사위와 딸과 그리고 손녀와 작별을 하고

대전시내 지하철 "월평(한국과학기술원)"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여 "대전역(驛)"으로 출발하였다

 

대전 지하철을 이용하여 기차역인 "대전역(驛)"에 도착하면

대전역에 도착하였다는 지하철 안내방송의 멘트가 나온후에 유명한 노래가 흘러 나온다

여기서 재미있는 문제를 하나 드립니다....

과연 무슨 노래가 나올까요?....

아시는 분은 노랫 제목을 댓글로 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

 

 

 

145

 

 

 

요즘 전국에 걸쳐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대전역을 출발하여 부산역(구포역)에 도착하니 부산도 무척이나 추운날씨다

뉴스에 의하면 16일 부산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8도 였으며, 96년만의 최저기온을 보였다고 한다 

허긴 내가 부산에서 40년 넘게 살았지만 아직까지 부산 날씨가 영하 10도로 내려 가본적이 없었는데.....

 

몇일간 이런 저런일로 블방 관리를 하지않았더니 전국의 날씨 만큼이나 이곳도 썰렁한 바람이 분다

올 겨울엔 추운 날씨 못지않게 부산갈매기의 불방도 썰렁할것 같은 예감이 든다

 

손녀와 헤여진 후 오늘로 하루가 지났다

오늘 아침에 이부자리에서 일어나니 집안에 찬 기운이 감돈다

여느때 같으면 아내가 손녀를 앉고 "할배에게 가자"하면서 안방에 들어와 나를 깨울텐데.....너무 허전하다

지금시간이면 손녀도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할배를 찾을텐데....언제까지 이렇게 애타게 그리워해야 할까?

대전에서 담아온 사진을 몇장 올리며, 보고싶은 손녀 이바구를 하다보니 자꾸 목이 메인다.... 

내가 너무 손녀에게 사랑을 쏟아 부은게 아닌지?.......그리움도 지나치면 병이 된다고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