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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장거리 여행

전북 고창군 선운사(禪雲寺)와 꽃무릇 축제 그리고....

by 삼도갈매기 2012. 9. 26.

 

 

 

작년(2011년) 9월 이맘때...전라남도 영광군에 소재한 불갑사 꽃무릇을 구경하였으니

올해는 전북 고창군 선운사 꽃무릇을 구경하기 위해 지난 일요일 선운산 산행과 함께 "선운사 꽃무릇" 여행을 하였다. 

전편에 한국의 100대 명산에 속한 선운산 산행이였다면, 후편은 천년고찰 선운사와 근처에 곱게 핀 꽃무릇 이야기로 꾸며본다.

 

도솔암에서 선운사 사찰까지 길 좌우 골짜기에는 마치 산에 불이난 듯 온통 붉은 꽃무릇이 화려한 군무를 펼치고 있었다..

 

 

 

 

전북 고창이 낳은 미당 서정주 시인의 작품 "선운사 동구" 그리고 가수 송창식 씨가 부른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라는 노래로

우리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선운사. 그 선운사에 사진에서 처럼 레드 카펫을 깔아놓은 듯 붉은 파도가 넘실된다.

 

고즈넉한 숲에 꽃무릇(석산화ㆍ石蒜花)이 불꽃처럼 활활 타오른다. 잎하나 없는 기다란 꽃대 위에 가느다란 실타래 같은 수술이

서로를 섞어 붉은 화관을 이루며 가녀린 꽃대 하나에 의지해 툭툭 터져 갈라진 꽃송이는 마치 마스카라로 눈썹을 치켜 올린 듯

가볍게 이는 바람에도 흔들리며 "슬픔의 노래"를 전하는듯 일렁인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의 본사인 "선운사(禪雲寺)" 관람..

 

<선운사 사적기>에 따르면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24년(577)에 검단선사(黔丹禪師)가 창건하였으며, 그후 폐사가 되어 1기(基)의

석탑만 남아 있던것을 공민왕3년(1354)에 효정선사(孝正禪師)가 중수하였다. 성종3년(1472)부터 10여년간 극유(克乳)가 성종의

숙부 덕원군(德源君)의 후원으로 대대적인 중창을 하였는데 정유재란(丁酉再亂)으로 본당을 제외하고 모두 불타버렸다.


창건 당시는 89개의 암자와 189채의 건물, 그리고 수도를 위한 24개소의 굴이 있던 대가람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광해군5년(1613)에는 무장(茂長)현감 송석조(宋碩祚)가 일관(一寬)·원준(元俊) 등 승려와 함께 재건을 도모, 3년에 걸쳐 대웅전,

만세루(萬歲樓)·영산전(靈山殿)·명부전 등을 건립하였다.

 

주요 문화재로는 보물 제279호인 금동보살좌상(金銅菩薩坐像), 보물 제280호인 지장보살좌상(地藏菩薩坐像)이 있으며,

대웅전(大雄殿)도 보물 제290호로 지정되어 있다.(선운사 홈페이지에서)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 53호 "만세루(萬歲樓)"

만세루는 불법을 배우는 승려들의 강의실이다,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검단 선사가 선운사를 짓고 남은 목재를 사용하여 지었다

는 설도 있고 또 고려시대의 건물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지금의 건물은 19세기 말에 보수된 것이다, 이 건물은 비대한 자연목을

껍질만 벗기고 다듬지 않는 채 그대로 사용하여 소박함과 함께 넉넉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근처 표석판에서 옮김)

 

 

 

선운사 경내에 "제 5회 선운문화제"가 열리고 있었다.

부대 행사로 꽃무릇 시화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이고장 출신 학생들의 글을 액자로 만들어서 만세루에 걸어두었다..

 

 

선운사 육층석탑(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 29호)

화강암으로 된 고려시대의 석탑으로 원래는 9층이였으나 현재는 6층만이 남아 있다.

방형의 축대안에 지대석을 세우고 각층에 사각형의 중석을 올렸다. 6층 옥개석 위에 복발이 있고 그 위로 팔각의 귀꽃으로 각축된

보개를 얹어 놓았다. 사적기에는 조선 성종때 행호선사가 우뚝 솟은 9층 석탑을 보고 사찰의 중창(重創)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근처 표지판에서 옮김) 

 

 

 

선운사 대웅보전(보물 제 209호)

이곳 대웅보전은 5여래(五如來 ; 아미타불, 석가모니불,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약사여래불) 6보살(六菩薩 ; 대세지보살, 관음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일광보살, 월광보살)을 모신 선운사의 법당 중심이였으나, 정유재란(1597)때 피해를 입어 지금은 중앙에

비로자나 부처님과 좌우로 약사여래 부처님 아미타부처님인 삼존불만 모시고 있다

 

현재의 대웅보전은 조선 광해군 5년(1613)에 건립된 것으로 맞배 지붕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고, 법당 내부천장에는 수많은

용들이 구름속에 몸을 감추고서 선운사를 수호하고 있다(근처 표지판에서....)

 

 

천연기념물 제 184호로 지정된 "선운사 동백나무 숲"

차나무과에 속한 동백나무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중국 등의 따뜻한 지방에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남쪽 해안이나

섬지방에서 주로 자란다,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춘백(春栢), 추백(秋栢), 동백(冬栢)으로 부르는데 선운사 동백은 춘백(春栢)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 선운사 동백은 언제 부터 심어졌는지는 알 수 잆으나 산불로 부터 사찰을 보호하기 위한 사찰 보호림으로 조성하였다고 하며, 약 2,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근처 표지판에서 옮김)

 

 

관음전(觀音殿)은 대웅보전의 뒷편 동쪽에 위치하는 정면, 측면 각 3칸의 맞배 지붕 건물로 내부에는 보물 제279호로 지정된 

금동 지장 보살 좌상과 최근에 조성한 천수 천안 관세음 보살 탱화, 그리고 오른쪽 벽에는 1991년에 조성한 신중 탱화가 있다.

지장 보살이 주존불(主尊佛)이므로 전각의 이름이 지장전(地藏殿), 또는 명부전(冥府殿)이 되어야 하지만 특이하게 이곳 관음전에

지장 보살을 봉안하고 있다.

 

 

 

 

 

천년 고찰 선운사 관람을 마치고 근처에 붉은색으로 수놓은 "꽃무릇" 구경..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곱디고운 빛과 자태를 뽐내는 꽃무릇은 주변의 빛을 모두 빨아들인 듯 밝은 광채를 내 품고 있다.

공원 입구 생태숲부터 도솔암까지 마치 붉은 카펫을 깔아 놓은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 보는이의 마음을 홀릴정도이니

꽃무릇 군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보면 누구나 넋을 빼앗겨 가던 발길을 멈추고 그 아름다운 유혹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자 ~ 그럼 붉은 꽃무릇의 유혹에 한번 빠져 볼까요?"....

 

 

 

가을을 여는 꽃으로 알려진 꽃무릇은 대체로 절기상 백로 무렵 피기 시작해 9월 중순에서 말경에 절정에 이른다.

산자락이나 풀밭에 무리지어 피는 꽃무릇은 꽃이 필 때 잎이 없고 잎이 날 때는 꽃이 없는 수선화과로 본래 이름은 꽃대가 마늘종을

닮아 석산화이다. 한 뿌리이면서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해 "화엽불상견 상사초(花葉不相見 想思草)"의 아련함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서로 떨어져 사모하는 정인처럼 꽃과 잎이 사무치도록 그리워한다고 해서 상사화로도 불린다.

하지만 분홍색 상사화는 여름에 피고.....붉은색 꽃무릇은 초가을에 피는 서로 다른 꽃이니 결코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계곡물에 투영된 나무와 꽃무릇의 붉은 색감이 가을 분위기를 한 껏 돋운다. 

9월 중순부터 늦어도 10월초까지 꽃무릇을 볼 수 있지만 절정의 꽃무릇을 보기 위해서는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

 

 

 

 

전라도 지방에는 꽃무릇 군락지로 소문난 사찰이 세곳이 있다

전남 함평의 "용천사", 영광 "불갑사" 그리고 오늘 보았던 전북 고창 "선운사"가 그곳이다

지난해에 영광 불갑사 꽃무릇을 보았고, 금년에 고창 선운사 꽃무릇을 보았으니...내년엔 함평 용천사 꽃무릇을 보아야할까 보다.

 

 

 

 

 

 

 

꽃무릇은 절(사찰)꽃이라고 한다.

절에서 탱화를 그릴때, 물감에 꽃무릇 뿌리를 찧어 넣으면 그림에 좀이 쓸지않아 많이 키웠다고 한다

반대로 줄기에는 해독작용이 있다고 하니, 잘 쓰면 약이 되고, 잘못 쓰면 독이 되는 식물이다.

 

 

 

 

 

 

선운사 꽃무릇 감상은 선운산도립공원 매표소 뒤편의 생태숲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꽃무릇과 하나된 가족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는 관광객들과 한 컷이라도 더 작품을 잡으려는 사진작가들로

북적인다. 생태숲을 지나 선운사로 가는 길의 좌측 산자락을 따라 꽃무릇이 끝없이 이어진다.

 

 

 

 

 

 

영화 '남부군'이 촬영됐다는 표지석 부근 잔디밭 너머로 붉은빛이 장관이다.

그 위를 나는 잠자리도 붉은빛이다. 선운사 들머리에서 절집 담벼락까지 200m 구간은 평지형 계곡의 꽃무릇 군락이 장관을 이룬다.

 

 

선운사 계곡물에 일렁이는 꽃무릇이 붉은색 물감을 풀어놓는듯.....장관을 이룬다.

 

꽃무릇의 풍경에 꽃멀미가 날 정도다. 어둑어둑한 숲과 도솔천을 수놓은 꽃무릇의 아찔한 자태에 흐르는 물과 산새조차 숨 죽인다.

도솔천 물길을 따라 이어지던 꽃무릇은 선운사 들머리에 이르자 붉은 꽃 무더기가 활활 타오르며 온통 불을 지핀 듯 사방에서 타오

른다.

 

 

(독학으로 배운 "포토스케이프" 기법으로 8장의 꽃무릇 사진을 1.5초 간격으로 보여주니 색다른 맛이다....)

 

 

 

 

 

 

"학원관광농원" 메밀꽃밭 관람.

 

오후 4시에 산행을 마치고 선운사를 출발하여 근처에 있는 고창 청보리밭으로 유명한 "학원농장"에 도착하였다.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에 위치한 학원농장은 면적이 30만여평으로 1994년 관광농원으로 지정되었다.

봄에는 수십만평의 완만한 구릉지대에 펼쳐진 청보리밭으로, 가을에는 마치 구름이 내려앉은 듯한 하얀 메밀꽃밭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어쩌랴....

지난 9월초 초강력 태풍 "볼라벤과 덴빈" 그리고 "산바"의 연이은 피해로 메밀꽃 잔치가 열리는 이곳 학원관광농원 주변은 물론이고

고창군 전체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어 부득히 메밀꽃 축제가 취소되었다고 한다.....무척 아쉬웠다.

 

 

 

원래 이곳에 가을철 메밀꽃 잔치때에는 작은 면적에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꽃도 양념으로 준비를 하였다고 한다

통상 메밀꽃잔치는 9월15일부터 23일까지이지만 메밀꽃 감상은 10월7일까지 가능한 곳이라고 한다. 

 

 

 

그래도 이곳에 왔으니....다녀갔음을 알리는 인증샷을 남겼다.

오늘 산행했던 산악회원들과 함께 가녀리게 핀 메밀밭 한가운데서 잠시 망중한을 즐겨본다..

 

 

 

 

 

 

 

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고창 학원관광농원 관람을 마치고 부산으로 귀가하는 길에 

담양의 유명한 메타세쿼이어길에 차량을 잠시 정차하여 호젓한 메타세쿼이아 길을 걸었다..

 

 

담양 순창 간의 옛날 길은 메타세콰이이가 늘씬한 자태를 자랑하는 좋은 가로수 길..

봄은 신록으로, 여름은 푸르름으로, 그리고 가을은 노란 단풍으로 참 아름다운 에코 길이다..

 

그런데 참으로 묘하고 암담한 일이 발생하였다....

금년 1월부터 담양의 메타세쿼이이 길이 유료도로(1인 입장료 천원)가 되어 지금 보시는 이길을 들어갈 수 가 없단다...

어느 분의 발상인지?....어떤 촌 무리랭이의 책상 행정인지?.....담양군은 이런 행정을 해도 되는지?...관계자의 각성이 필요할 듯.

(호령하는분이 무서워서 메타세쿼이아 길에 들어가지 못하고 많은분들이 이곳에서 엉거추춤하고 있다...우습다)

 

 

 

몇년전에 이곳에 왔을땐 누구나 마음놓고 다녔던 옛길이였는데....

길을 걷는데 돈을 내라니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김선달이 보다 더욱 고약한 사람들이 담양에 사는가 보다...

 

 

 

 

선운산 도립공원내에 자리잡은 선운사는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우며 동백꽃으로도 유명하지만 초가을에 접어들면 붉은 색으로 

수놓은 꽃무릇으로도 명성을 떨치는 곳이며 한달후 가을이 깊어지면 몇 백년이나 됨직한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계곡물과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보는듯....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 풍경을 자아내게 하는 곳이다...

 

몇년전 가을에 이곳 선운사 계곡에서 아름다운 단풍에 매료되어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던 기억이 있었는데...

오늘 선운산 산행도 즐거웠지만 붉은 물감을 풀어놓은듯한 꽃무릇과 천년 고찰 선운사까지 두루 구경하였으니 보람된 하루였다.

오늘 이곳에 왔던 가장 큰 이유는 산행보다는 꽃무릇을 보기 위함이였으니, 아마도 작년에 구경했던 영광 불갑사 꽃무릇 보다는 

이곳 선운사 꽃무릇이 넓은 광장에 피어 있어 훨씬 붉고 고왔다는 생각이다.

 

관광 안내서를 보니 전라북도 고창군에는 구경할게 참으로 많은듯 하다...

천년고찰 문수사와 고인돌 유적지, 그리고 판소리 박물관, 미당 서정주 생가, 동학농민 혁명가 전봉준 생가 하루 일정으로는 

모두다 구경할 수 없었으니 다음을 기약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귀가길에 올랐다....

 

송창식의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움날에 말이예요

동백꽃을 보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나를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 거예요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