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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제주올레(길)

제주올레 - 제 7-1코스(서귀포버스터미널 ~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걷기

by 삼도갈매기 2018. 6. 5.










제주올레 제 7-1코스를 걸었다.


제주올레 7코스가 서귀포 앞바다를 걸었다면

제주올레 7-1코스는 서귀포 중산간지대를 걷는다.






제주올레 제 7-1코스(서귀포버스터미널 ~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 총길이 ; 15Km(5시간 30분 소요)



(참고 ; 2018년 5월, 7-1코스 출발지를 서귀포월드컵경기장 입구에서

 "서귀포 버스터미널"쪽으로, 도착지는 "제주올레여행자센터"로 이전함)






제주올레 7-1코스 시작지점

서귀포월드컵경기장 옆 "서귀포버스터미널"앞에서 출발.





아름드리 동백나무 가로수 길을 따라

 서귀포 중앙도서관이 있는 공원을 지나간다.





성산아파트 옆길을 따라 10여분을 오르면

사진속 "서귀포대신중학교"가 나타난다.




학교 왼쪽으로 돌아가면 사진속 산길이 나온다.

조금전까지 도심속에 있었는데

갑자기 호젓한 산속 한가운데를 걷는다.




주변이 온통 감귤밭이다.

감귤밭 사이로 서귀포 앞바다를 조망해 본다.

어제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비가 내리더니 하늘이 회색빛이다.





산속길을 한참을 걷다보면 마을이 나타나고

사진속 마을 한켠에 미니 교회(사진 중앙)가 눈길을 끈다

 



제주올레의 이정표 파란색 "간세"를 따라 걷는다.

길은 평탄하고, 주변에 동박새 우는 소리가 요란스럽다.




"월산3교"(橋) 다리를 건너면서

다리 아래로 흐르는 "악근천"에 물이 흐르지 않는다.

(참고 ; 악근천은 상류에 있는 엉또폭포에서 흘러내리는 시냇물)




제주올레 7-1코스

15Km거리 중 3Km에 왔음을 알리는 표식.

(사진속엔 없지만 근처에서 산딸기를 많이 따 먹었다)




길 좌우로 감귤나무가 가득하다.

겨울철에 이곳에 온다면 노란색 감귤에 매료되리라.




"엉또폭포"가 350m앞에 있음을 알린다.

어제밤에 비가 왔으니, 오늘은 "엉또폭포"를 볼수 있으리라.

(예전에 엉또폭포를 보러와서 헛탕을 쳤던 기억이 있었으니...)




길 좌우로 감귤나무가 지천이다

(위, 아래 사진 참조)








사진속 엉또폭포를 상상하면서 다시 찾아 왔는데...

과연 오늘은 그 위용을 감상할수 있을까?...ㅋ

(엉또폭포는 70mm이상 비가 내려야 볼수 있단다..)






유명세에 힘입어,

1박 2일팀이 다녀갔다는 엉또폭포...

동백나무와 천연난대림 자연속으로 걸어간다.




아 ~ 무심하다,

오늘도 엉또폭포의 웅장한 위용을 보지 못하는구나..

50m 절벽에서 쏟아지는 엉또폭포를 언제볼수 있을까?

(그나마 폭포 아래엔 물이 조금 고여있다...)




주변분들과 함께 아쉬움의 인증샷을 담는다...

삼세판이라고 하던가?,

오늘까지 두번 왔으니,

다음엔 기필코 볼수 있으리라.




기암절벽과 울창한 천연난대림 사이에 숨은 비밀의 엉또폭포는

큰 비가 오면 위용을 드러내는 50m폭포수로 하늘이 내린 선물임에 틀림없다.

(제주도민들도 엉또 폭포수를 보았다는분들이 그리 많지 않단다)





엉또폭포를 뒤로하고

숲이 우거진 고근산 배수지쪽으로 올레 리본을 따라 걷는다.






"고근산 오름"입구에 도착.

서귀포 신시가지를 감싸고 있는 오름으로

산정상(396m)에 서면 시야가 탁 트여있어 마라도에서 부터 지귀도까지

제주 남쪽바다와 서귀포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서귀포 70리 야경이 최고란다)




고근산 오름은 깊은 숲속으로..

여자 혼자서는 감히 갈수 없는 곳이다.

물론 용감한 여인이라면, 까이껏 문제 없지만...ㅋㅋ




어제밤에서 오늘 새벽까지 비가 내려

산속길은 어둡고 미끄러웠으니...호신용으로 지팡이까지...ㅋ 




고근산 오름...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이 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계단 중간에 쉬어갈수 있는 벤치가 있지만, 빗물이 고여 있었으니...




고근산(표고 396m) 오름 정상에 올랐다.

아내가 힘들었는지...그냥 벤치에 누워 버린다...ㅋ




사진 오른쪽에 우뚝솟은 산방산(?),

그 아래로 최남단 가파도와 마라도가 아스라히...

사진 중앙이 서귀포 70리 앞바다, 왼쪽에 지귀도가 보이겠지?




전설에 따르면...

"설문대할망"이 한라산 정상에 베개를 삼고, 이곳 고근산에 엉덩이를 얹어

서귀포 앞바다 범섬과 문섬에 양다리를 걸쳐 누워서 물장구를 쳤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참고 ; 설문대할망이란 제주도의 지형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신화 속 여신이다.

지역에 따라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이 조금씩 다르고 불리는 이름도 제각각이지만

제주도를 대표하는 신화 속 인물이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창조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설문대할망은 치마에 흙을 담아 와 제주도를 만들고, 다시 흙을 일곱 번 떠놓아 한라산을 만들었다.

한라산을 쌓기 위해 흙을 퍼서 나르다 치마의 터진 부분으로 새어나온 흙이 360여 개의 오름이 되었다.

또 한라산 봉우리가 너무 뾰족해서 그 부분을 꺾어서 잡아 던지니,

아랫부분은 움푹 패여 백록담이 되고 윗부분은 산방산이 되었다고 한다.

주먹으로 봉우리를 쳐서 만든 것이 다랑쉬오름의 굼부리이고,

성산포 일출봉 기슭의 등경돌은 설문대할망이 바느질을 할 때 등잔을 올려놓았던 받침대라고 알려져 있다.

설문대할망은 키가 워낙 커서 한라산을 베고 누우면 다리가 관탈섬까지 뻗었는데,

관탈섬에 난 구멍은 할망이 다리를 잘못 뻗어 생긴 것이라고 한다.

관탈섬과 마라도를 밟고 우도를 빨랫돌로 삼아 빨래를 했는데,

오줌줄기가 너무 세어 지금도 우도와 성산 사이의 조류가 거칠다고 한다.

설문대할망은 제주 사람들에게 명주로 속옷을 만들어 주면

육지까지 이어지는 다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했다.

사람들이 좋아라며 명주를 모으기 시작했지만 99통 밖에 모으지 못했다.

 결국 1통이 모자라 속옷을 만들지 못하자 설문대할망도 다리 놓던 일을 그만두었는데,

그때 다리를 놓던 흔적이 북제주군 조천과 신촌 사이에 뻗어나간 엉장매이다.

설문대할망은 큰 키를 자랑하며 깊다는 물을 다 찾아다녔다. 용담의 용연은 발등까지 왔고,

서귀포 서홍리 홍리물은 무릎까지밖에 차지 않았다. 그러다가 한라산 중턱에 있는 '물장오리'에 들어갔는데,

 물장오리 밑이 뚫려 있어 그만 빠져죽고 말았단다.

그런데 또 다른 이야기에는, 할망에게는 설문대하르방과의 사이에 오백 아들이 있었는데,

하루는 사냥 나간 오백 아들에게 먹을 죽을 끓이다 가마솥에 빠져 죽고 말았다.

죽을 먹던 아들들이 할망이 솥에 빠져 죽은 것을 알고는 슬피 울다 영실기암의 오백장군이 되었단다.

("제주시문화대전"에서 옮김)




우뚝솟은 봉우리가 안덕면 삼방산(?)

그 아래 가파도와 최남단 마라도가 아스라히 보인다..




고근산 정상에서

서귀포 앞바다를 배경으로...


(대구에서 혼자 오신 올레꾼이 

함께 온 우리 부부를 부러워 하면서 찍어준 사진)




날씨가 맑았더라면,

이 자리에서 제주 한라산을 조망할수 있었는데...


여러갈래길이 있지만 북쪽 능선을 따라 산을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이 가파롭고 미끄러워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




고근산 정상에서 2Km쯤 하산..

"제남아동복지센터" 입구에 도착,

올레꾼을 위한 쉼터에서 목을 축이며, 잠시 휴식.




 7-1코스 중간 스템프..

최근에 새로 만들어서 세운 듯...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기증했단다.




조용한 중산간 마을인 호근마을로 내려왔다.

마을길은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어 좋다.






사진 중앙에 "하논분화구"를 찾아간다.

하논분화구란 "큰논"이란 뜻으로 한반도 최대의 분화구.




하논분화구를 찾아가면서...

새롭게 신축된 "봉림사" 사찰을 만난다.






"하논분화구"에 도착...

하논분화구(표고143m)는 한반도 최대 마르형 분화구로

수만년동안 생물기록이 고스란히 담긴 "살아있는 생태박물관"이라 불린다.


분화구내에서 용천수가 솟아 제주에서는 드물게 논농사를 짓는 곳이란다.

(논길 한켠에 앉아서...집에서 만든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사진속엔 보이지 않지만 논 한가운데에

미꾸라지 등이 헤엄치는 것을 볼수 있었으니, 

이곳이 청정지역으로 오염되지 않았음을 알수 있었다.

 



보리수 열매...

지난 4월에 먹었던 뻘뚝과는 다른 열매로,

그 달콤한 맛에 취해서...한참 따 먹었다..




길 좌우에 감귤나무가 푸르름을 더한다.






천지연폭포 상류에 있는 "걸매생태공원"은

수생식물관찰원, 습지생태계관찰원, 매화 및 야생초화류관찰원 등

목재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 친환경적인 생태공원이였다.




생태공원을 따라 걷는다..

매화원에는 실제 탐스러운 매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걸매"란 물도랑이 자주 막혀 있는 곳이란 뜻으로

항상 물이 고여있는 장소로 예전엔 이곳에 논이 있었다고 한다.






걸매생태공원을 지나면

마치 공간 이동을 하여 현실 세계로 돌아온 듯,

서귀포 시내 중심지를 올레리본을 따라 걷는다..




"아랑조을거리"를 지난다.

아랑조을거리는 “알아서 좋을 거리”라는 의미의 제주 방언.

먹자골목이며 서귀포 지역의 대표적인 음식 특화 거리란다.


인근 지역에는 매일올레시장, 천지연폭포, 칠십리공원, 올레코스를 비롯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어서 풍성한 먹거리와 함께 즐기실 수 있는 거리다.



제주올레 7-1코스 마지막 지점인

"제주올레 여행자센터"앞에 도착, 오늘 도보를 마친다...

(지난 제주올레 6코스 마지막에 "제주올레 여행자센터"내에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올레길을 한번이라도 걸어보면 예외없이 치명적인 "올레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만다.

찌옹찌옹 지저귀는 동박새 울음소리, 철석철석 부딧치는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목덜미를 간지럽히는 제주 해풍, 지중해 물빛보다 더 맑은 제주 바다를 감상하는 사이에

올레 바이러스는 침투된다, 온몸의 세포와 근육과 실핏줄을 통해, 스멀스멀 기어 들어온다.


올레 바이러스 감염자들에게 나타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긍정적인 "올레 중독"

좋던 나쁘던 모든 중독은 공통적으로 다음 세가지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첫째, 실행하면 행복감을 느낀다,

둘째, 못하면 괴롭고 힘들어 한다.

셋째, 갈수록 더 강한 자극을 원한다..


도박 중독, 알코올 중독, 니코틴 중독 같은 '부정적 중독'이나

명상이나 달리기 같은 '긍정적 중독'이나 그 점에서는 매한가지,

다만 부정적 중독은 일상을 파괴하고 심신을 피폐하게 만들지만,

긍정적 중독은 일상을 풍요롬게 하고 심신을 고양시킨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올레꾼들은 자신의 두발로 올레 걷기를 즐기는 꾼들이다.

말로만 떠들거나 머리로만 꿈꾸지 않는다.

스스로 결단하여 탈출을 감행한다.

자연을 즐기면서 대지를 향해 한 발자욱씩 내딛는다.

몸으로 명상하는 아름다운 '꾼'들이 바로 "올레꾼"들이다.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서명숙 지음)에서 부분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