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이야기/제주올레(길)

제주올레 - 제 9코스(대평포구 → 화순 금모래해변)걷기

by 삼도갈매기 2018. 6. 14.






오늘은 제주올레 제 9코스를 걷는다.


9코스는 짧은 코스지만 제주올레길중 가장 난이도가 높아

오후 3시 이후에는 도보를 삼가하라고 하는 제법 험한 코스이며,

시작지점에서 종점까지 민가(民家)가 없으니 간단한 요깃거리를 챙겨야 한다.






제주올레 9코스(대평포구 → 화순 금모래해변)

- 총 길이 ; 7.6Km(4시간 소요)



대평포구에서 시작하여 가파른 몰질(馬路)계곡으로 박수기정과

볼레낭길을 경유, 월라봉 오름(표고200.7m)을 오른 후, 안덕계곡을 따라 하산,

황개천을 건너 화순금모래해수욕장 근처까지 짧은 구간으로 난이도가 높은 코스다..




제주올레길에 수없이 들었던 "동박새" 우는 소리

소싯적 동박새를 키워보았으니, 동박새의 습성을 잘 안다.

(봄철, 숫컷이 암컷을 부르는 소리)





제주올레 9코스 시작 지점에서...

난이도가 높다고 하니, 아내와 파이팅을 외치며, 출발!!




대평포구 "박수기정" 전경

가파른 계곡을 따라 사진속 130m 주상절리 위로 오른다.




제주올레 9코스는 위 사진에서 처럼

가파르고 좁은 숲길을따라 박수기정을 오르는 것으로 시작.


이 길을 "몰질"(馬路, 말이 다니던 길)이라고 하는데,

고려시대 박수기정(절벽) 위에서 제주말을 키워 이 길을 따라

대평포구에서 배에 실어 원나라(중국)로 보냈던 길이였단다.




길이 가파르지는 않지만,

폭이 좁고, 척박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길이다.




좁고 가파른 "몰질"(馬路)을 20여분간 오르니

시원하게 펼쳐진 넓은 밭에 흰 메밀꽃이 우리를 반긴다.

(봄엔 메밀을 제배하고, 여름엔 감자, 겨울엔 배추를 제배한다고 함)




들판을 따라 말(馬)을 키웠다는 "박수기정" 절벽으로 간다..


참고 ; 기정은 벼랑이라는 제주어로, 벼랑(기정)아래 지상 1m 암벽에서

사시사철 솟은 샘물을 바가지로 떠 먹었다하여 박수기정이라 부른다.




130m 주상절리 "박수기정" 절벽위에 올랐다.

절벽위에서 바라다 본 대평리 포구는 그림처럼 아름답다.





"볼레낭길"을 걷는다.

제주어로 볼레낭은 보리수 나무를 일컷는다.

근처에 달콤한 산딸기와 제주산 오디가 지천이였다.

(참고 ; 제주산 오디는 재래종으로 크기가 작다)




볼레낭길 간이 전망대에서 본 해안 풍경..

사진 중앙에 송악산이 보이고, 그 왼편에 가파도가 아스라히 보인다.

사진속엔 보이지 않지만 짝을 찾는 동박새 울음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베낭속에 간식(탐라향)으로 목을 축인다...




근처 봉수대 터를 지나고

위 사진속 "월라봉"(표고 200.7m)오름으로 향한다..

월라봉이란 "달(月)이 떠오르는 오름"이라는 멋진 지명이다.




근처에서 길을 잃으면 헤맨다고 했으니

올레 리본을 잘 살피며 걸어야 한다.




구부렁쇠문(門)을 지난다..

이곳은 말과 소를 방목했던 지역으로 짐승들의 출입을 막고

사람들은 구부렁쇠문를 따라 지나갈수 있게 만든 "ㄷ"자 출입문인데,

뚱한 분들은 "ㄷ"자 구부렁쇠가 비좁아 쉽게 걸어 나올수 없게 만들어졌다..ㅋ






월라봉 오름 초입부터...바위 길이다.

난이도가 높다고 했으니 각오는 했지만,

더운 날씨에 바위산을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월라봉 중턱 어느 쉼터에서 잠시 쉬어간다..

다래나무가 많아서 다래오름이라는 설과 달이 떠오르는 오름이라는 설이 있으며,

월라봉 근처에 백적황적자의 "오색토"가 출토 되기도 했던 곳이란다.




(동영상) 월라봉 오름 중턱에서...




쉼터에서 바라다 본 해안 풍경..

오른쪽 "산방산", 왼쪽에 보이는 "송악산", 작은 섬은 "형제섬".





왼쪽 파란색 화살표 방향으로 계단을 오른다.

월라봉 오름은 수풀이 울창하여 난이도가 높은 산이다.


어제 오늘 사이에 누군가가

우거진 풀을 베어낸 흔적을 보니 고마운 생각이 든다.




월라봉 오름 중턱에 일제가 만든 동굴진지가 있다.

총 7개의 동굴이 있다는데...아래 내용 참조






"안덕 월라봉 일제 동굴진지" 앞에서...

폭 4m, 높이 4m, 길이가 80m에 달한다니..

근처를 지나가는 연합군의 군함을 포격하기 위함이였으리라..






월라봉 오름은 계절에 따라 풀꽃이 각양각색이란다..

그래서 그런지...근처에 산딸기가 지천이였으니

오랫만에 달콤한 딸기맛에 흠뻑 빠지기도 했다.




월아봉 오름 전망대에서

멀리 "대정읍" 풍경을 조망해 본다.





자귀나무 숲길을 따라 하산하는 중.

하산길에 20여명의 올레꾼들이 반대편에서 오르며 인사한다..

깊은 산속에서 올레꾼을 만나니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다..




구부렁쇠문을 또 지난다..

올레길을 걸으려면 몸이 날씬해야 이 문을 빠져나온다...ㅋ






안덕계곡의 물줄기가 모인 "황개천"에 왔다.

가믐으로 수량은 부족하지만 계곡이 제법 멋스럽다..

이른봄엔 근처에 유채꽃이 피어 더욱 아름다움을 더하는 곳이란다.






황개천은 안덕계곡 물줄기가 바다까지 이어지며

먼 옛날 이곳 바닷가에 물개들이 나타나기도 했단다.




황개천 근처 제주올레 9코스 중간 스템프 찍는 곳에서 잠시 휴식..

(근처 벤치에서...성인용 남성 등산 바지를 하나 주웠는데...ㅋㅋ)




우리는 왼쪽 "화순항"으로 간다.

주변에 거대한 "남제주화력발전소"소리가 요란하다.



"화순리 선사마을 유적지" 도착.

남제주화력발전소를 증설하면서 많은 유물을 발견했단다.




선사마을 유적지를 보존하기 위해

유리 돔(지붕)으로 만든 건물이 3~4동 조성되어 있다.




유리 돔 내부 전경..

기원 전, 후대규모 취락 유적으로 타원형 구덩이 모양의 집자리와

삼양동식 토기라는 적갈색 경질토기, 굽다리형 토기 등이 출토되었다.





선사마을을 지나서 퐁낭(팽나무)를 지난다.

이 마을(동화동)에는 유독 퐁낭(팽나무)이  많다.




마늘 수확이 끝난 텃밭을 배경으로..

사진 중앙에 방금 내려온 "월라봉 오름"이 보인다.





이후, 잘 포장 된 길을 따라 걷다보니

9코스 마지막 지점 "해양경찰서"가 보인다..




마지막 구간 "화순금모래해수욕장"전경.

화순금모래해수욕장은 해변 백사장이 금빛으로 반짝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해변 규모는 작지만 모래가 부드럽고 수심이 완만하여 가족 피서지로 애용되는 곳이다.

(해수욕장은 호안공사가 한창이였으며, 근처에서 중식을 해결하였다)


9코스 마지막 지점과

제주올레 10코스 시작지점을 알리는 표지석 앞에서..




제주올레 9코스는 구간이 짧은 반면에

70 ~ 80%가 산길로 이어지는 쉽지 않은 코스였다.


이번 올레길은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여행에서 맛볼수 없는 감동을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온몸으로 직접 보고 느낄수 있는 체험이자

감추어졌던 제주 속살을 재발견할수 있는 멋진 도보 여행이였다.


망망대해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한발자욱씩 걸었던

제주올레길 대자연은 눈부시도록 아름다운데,

도시의 삶에 찌들었던 지난 세월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이 길을 걸으며 수없이 되뇌어 보았다. 


결혼생활 40년

이순(耳順)을 넘긴 세월에 많은 것을 체득하며 살아 왔지만

이토록 오랜시간 아내 손을 잡고 길을 걸어본 경험은 처음인듯 하다,

힘들만도 한데, 내색하지 않고 잘 따라와준 아내에게 감사를 드리며,


아내와 함께 서있는 아름다운 길 위에서

젊은날 누리지 못했던 편안함을 느껴볼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였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