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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우리집 보물

작은 딸의 친구 "미키 아이쥬" 편지

by 삼도갈매기 2009. 4. 17.

 

 

몇일전 우리집 우편함속에

발신인이 생소한 우편물이 배달되었다

이게 누굴까?, 갸웃뚱 거리며 한참을 생각해 보니

작은 딸내미의 일본인 여자 친구란걸 알게 되었다


“미키 아이쥬(美木 愛珠)”

우리 가족이 이 친구를 처음 만난게 2008년 5월 중순 휴일 어느날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는 작은 딸내미가 이 친구를 데리고 부산에 와서

우리 가족에게 소개해 주었다

 

(사진 설명 ; 앞줄엔 큰딸, 뒷줄 왼쪽이 작은 딸, 오른쪽이 오늘의 주인공 "미키 아이쥬")  


2007. 7월

작은 딸아이가 뉴질랜드에서 유학생활때 만난 일본인 친구이며

1년여의 유학기간 동안 사귀어보니 딸아이와 나이도 동갑이며

마음씨가 누구못지않게 착하고 좋아서 친구 하기로 하였으며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여 작은 딸은 서울 직장에 복귀하였고

친구 아이쥬도 뉴질랜드에서 공부를 마치고 일본에 잠시 있다가

한국어 공부를 위해 서울에 와서 함께 다시 만났다고 한다

 

서울생활을 하면서 자주 만날 수 는 없었지만 전화는 자주 하였고

딸아이가 휴일을 맞아 부산에 내려오면서

아이쥬를 우리집에 데려왔던 것이다


처음 만났던 2008년 5월 아이쥬는 한국말도 할줄 몰랐으며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도만 할줄아는

소박하고 순진한 일본 처녀의 전형적인 모습이였던걸로 기억된다

작은 딸과 함께 부산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서울로 되돌아가면서 

이 친구가 감사의 증표로 우리에게 조그마한 선물을 하길래,

우리집에서도 예쁜 탁상용 시계를 선물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시계를 받고 얼마나 고마워하고 기뻐하던지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로부터 일년이 지난 2009년(금년) 4월 초순경

작은 딸이 휴가를 내어 집에 오면서 다시 일본인 친구를 데리고 왔던 것이다

“1년간 한국에 살면서 한국어도 배우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도 자주 익히다 보니

한국의 문화유산이 잘 보존 되었다는 경주(慶州)를 보고 싶다고 하기에......”

 

4월 첫째주 토, 일요일

결혼하여 포항에 살고있는 큰딸에게 연락하여

큰딸 차량을 이용 경주시내를 구경시켜 달라고 부탁하였더니 흔쾌히 승낙하여

1박 2일간 신라의 고도(古都) 경주 구경을 시켜주면서 우리집에서 숙식을 해결해주었다

경주 구경을 마치고 작은 딸과 함께 서울로 가면서 어찌나 고마워 하는지

일본인 특유의 싹싹함과 예의 바름이 그의 부모님 인성교육이 제대로 전달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으며,  더불어 귀여움까지 있던 아이였다


경주 나들이때 아내가 손수 도시락을 싸 주었다고 한다

“어머님, 맛있는 도시락 잘 먹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1년만에 다시 만나니 한국말을 유창하게 잘하여 아내와 함께 깜짝 놀랬다

어렵다는 한국어도 유창하게 잘하였지만

예쁜 글씨로 또박또박 적은 편지가 하도 고마워 이곳에 옮겨 실어보았다


경주에서 우리집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나에게 보여 주기에

사진 찍는법을 잠깐 알려 주었더니 어린애처럼 좋아하며 고마워하던지....

그 고마움을 편지속에 이렇게 담아서 보내주었다

 

“아이쥬 양(孃)!!

참으로 착하구나, 정성이 담긴 네 편지 잘 받았다

부모곁을 떠나 멀리 왔으니 걱정하지 않도록 건강에 철저를 기하고

한국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풍습 등을 많이 보고 익히기 바란다

너의 아빠 엄마도 나와 똑같은 이야기를 할것이니 깊이 명심하거라

우리가족은 네가 참으로 귀엽고 싹싹하니 맘에 드는구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우리집에 연락하고 다시 만나길 바란다“ 

 

 

 

(딸의 친구 아이쥬가 한국생활 1년만에 정성스레 쓴 편지  

집에 스켄이 없으니 편지를 사진으로 찍었더니 선명하지 못하다)

 

 

아이쥬

네 허락도 없이 이곳에 편지를 옮겨 미안하구나

네 편지를 받고 그 고운마음 잊지 않으려고 이곳에 옮겼으니 싫다 말거라

그리고 네 친구 나연이와 변함없는 우정 이어가길 바란다....

그럼, 나머지 공부도 열심히하여 유종의 미를 거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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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친구 - 미키 아이쥬

현재 서울 Y대학교 어학대학에서 금년 9월까지 공부할 예정이며

졸업 후에도 한국이 좋아서 이곳에 머무를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서울에 소재한 게임관련회사 번역사로 취업되어 있으며

일본의 남쪽지방인 시코쿠 가가와현에 가족이 살고 있고,

아버님은 현직 공무원, 어머님은 주부이며

결혼한 여동생이 있다고 한다

 

(가족 구성원도 어쩜 우리집과 같을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