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는 산행중에 우연히 만났던 최강근님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사실은 최강근님의 이름은 제 블러그의 방명록에서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그 전까지는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며 한번도 뵌적이 없는 분이셨는데...
어제 금정산 산행중에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저만치서 오다가 잠깐 발길을 멈추고
"혹시 부산갈매기님 아니십니까?".....로 시작하여 그분을 만났던 사연을 소개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분은 금년 6월 6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 블러그의 방명록에 글을 남기셨던분 입니다
아이디 "문도 최"라는 닉네임으로 방명록에 댓글을 주셨는데 게으른 제가 답글도 하지 않았지요
그 사실에 대해서 이 자리를 빌어 최강근님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2009년 6월 6일 "문도 최"라는 닉네임으로 제 블러그 방명록에 글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셨던분 입니다)
2009년 11월 22일(일요일)
친구들(남여 포함 6명)과 함께 산행하기로 약속한 날인데
오늘 아침 날씨가 무척 쌀쌀하다, 중부지방은 영하의 기온이라고 한다
몇일간 아내가 집에 없으니 불편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아침 일찍 베낭을 대충 정리하고 집을 나서는데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이제 늙어가면서 추위를 견디지 못함인지 목덜미가 시럽다
만나기로한 장소에 도착하니 내가 제일 늦게 도착했으니 미안한 생각이다
그도 그럴것이 어제 저녁....일년에 한번하는 초등학교 친구들 모임이 있어
늦게까지 술을 먹었던게 유죄인것 같다
초등학교 친구라면 고향 친구들인데 그것도 일년에 한번 만나니...얼마나 기쁘고 반갑겠는가?
그게 어디 간단하게 저녁식사만으로 헤어질 친구들인가?...거의 자정이 되어서 집에 왔으니....ㅋ
오전 10:00 - 북구 만덕 백양산 "만남의 광장"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하였다
오늘 함께한 분들은 산행중에 만난 친구도 있고, 동네 친구도 있으며, 술집에서 인연을 맺었던 친구도 있다
물론 예쁜 뇨자분들도 몇명 있었는데 아내가 이글을 보면 삐질것 같아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한다
그렇게 만난 친구들이니 나이도 들쑥날쑥하고 서로가 크게 어렵지도 않고...만나면 그냥 즐거운 친구들이다
중간중간 쉬면서 준비해간 과일도 먹고, 세상 돌아가는 씨잘때기 없는 이야기도 하다보니
2시간을 걸었지만 겨우 금정산 남문에 도착하였다...이곳에 오니 많은 등산객들이 점심을 먹기 시작한다
일행도 이곳에서 점심을 먹자고 한다...베낭에 막걸리 무게 때문에 먹고가자는 소리에 항복하고 말았다
늘 느끼는 일이지만 산속에서 산행후 먹는 막걸리의 맛은 뭐하고 비교할 수 가 없다
노란 배추속에 삶은 오징어를 젓갈에 싸 먹으며 막걸리 한잔 걸치는 맛은 기가 막혔다...침 넘어가네?
산이 좋아 한잔, 친구가 좋아 한잔, 막걸리가 좋아 한잔, 안주가 좋아 한잔...약간 취기가 느껴지니
왁자지껄 떠들기 시작한다...떠들때는 목소리 큰놈이 최고다...내 목소리가 크니 여기서도 빛을 발했다....ㅎ
일요일이며, 마지막 가는 가을이 아쉬웠던지 많은 사람들이 부산의 명산 금정산을 찾아 왔다
점심을 먹고 2시간쯤 걸었을까?...금정산 동문을 지나고 북문을 향하여 흐느적거리며 산행을 하는데
10여미터 앞에 왠 낯선 남자 한분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나를 쳐다보기 시작한다
나도 빠르게 머리를 굴려본다...누굴까, 예전에 나로 인하여 맘 고생했던 사람인가?...별 생각이 스친다
뚜벅뚜벅 바로 가까이에 마주섰다....키는 아담하며 흰 얼굴에 이목구비가 또렸한 인상이다
"혹시, 부산갈매기님 아니십니까?"(헉?....순간 숨이 멋는줄 알았다)
"예"....뉘신지요?(그렇담....블러그에서 만났다니 안심이 된다)
"예...거문도에서 공사를 하면서 언젠가 갈매기님 블방 방명록에 글을 남겼던 "문도 최"란 사람입니다"
"예...기억이 납니다 딱 한번 댓글을 주셨지요?...그런데 저를 어떻게 알아보셨습니까?"
"등산을 자주하신다고 해서 이렇게 산에 오면 분명 만날것 같은 예감에 왔더니....반갑습니다"
어느 방송국 프로중에 "세상에 이런일이" 란 프로그램이 있다더니...정말로 세상에 이런일이?
한번도 만난적이 없고,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분이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그렇게 스치고 지나가면서 나를 알아 보다니...역시 세상은 죄 짓고는 못 산다카더니?
"거문도 유림해수욕장 근처에 호텔공사가 순조롭지 못해서 철수 했습니다"(그분의 말씀이 계속이어진다)
"거문도에서 부산갈매기님의 평이 대단했습니다" (평이라니요?...고향을 위해서 한게 없는데?)
"어릴때부터 공부도 잘 했으며...."(부산갈매기 칭찬이 길게 이어진다.....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데?...ㅎ)
"역시 블러그에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 입니다...건강하신 모습을 가까이에서 뵈니 좋습니다"
"몇일전에 고향도 찾아가신것 같은데 축하드립니다,
자주 블러그에 구경가는데...댓글을 달고 싶지만...실례될것 같아 구경만 합니다"
약 5분간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눈것 같았다...저만치에서 함께간 일행이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한다
산속에서 고맙게 나를 알아봐주는 분인데...이렇게 혜여져야 하는가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밀려왔다
얼마나 당황했던지....서로간에 통성명도 하지않았것 같아 뒤돌아 보며 무척이나 아쉽게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 블러그에 들어왔더니 "최강근"이란 본명으로...방명록에 글을 남기시며 본인의 이름을 밝히셨다
언젠가 다시한번 만난다면 쐬주잔 기울이면서 거문도이야기도 하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해야할것 같다
(오늘 아침 블러그에 들어오니 방명록에 최강근님이 감사의 글을 올리신것을 제가 스크랲해 왔습니다...방명록을 보시기 바랍니다)
최강근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어제는 제가 약간 취해서 통성명도 못하고 죄스럽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말씀으로 저를 소개해주시니 님의 크신 모습을 보는듯 합니다
행여...저의 추했던 모습은 잊어 주시고, 본래의 모습이 아니라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선생님 말씀대로 12월경에 인천아파트 현장으로 발령이 나셨다고 하셨지요?...축하드립니다
한곳에 정착하여 삶을 살아가는것도 좋지만 대한민국 이곳저곳을 누비는것도 결코 나쁘지는 않을겁니다
아무리 좋은곳에 가시더래도 거문도에서의 아름다운 추억 잊지마시고....고이 간직하시며
또한 거문도에서의 아쉬웠던 몹쓸 기억들 모두 잊어버리시길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부산 개금동이 고향이시라고 하셨지요?...제 처가가 개금1동 재래시장 근처랍니다
다음에 다시 만난다면 개금동에서 제가 막걸리 한잔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한편으론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늘 건강하시고...행복하시기 바랍니다
11월 중순경 우리집 아파트 베란다에서 본 낙동강 풍경
해가 떠오른 오전 10경 풍경과(사진 위).......해가 지는 오후 5시 풍경(사진 아래)
여러분들도 이런 만남을 경험하신적이 많을겁니다
약속에 의해서 만난다면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서 만날수 있지만
갑작스러운 만남은 준비가 되어있지않으니 여러가지 당혹스러운게 많았습니다
또한 이런 만남이 있으니 세상 바르게 살아야되겠다는생각이 듭니다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나드래도 비굴하지않고 떳떳하게 웃으며
만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인생을 살아야 되겠지요
어제는 최강근님과의 만남으로 해서 하루종일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만남으로 인하여 행복함이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이제 11월도 지나갑니다....2009년이 한달 남았습니다
금년에 세우신 계획은 다들 이루셨는지요?...
모두가 행복하시기 바랍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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