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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삶의 흔적들

우리집 보물 - 23년간 키운 관음죽(觀音竹)

by 삼도갈매기 2010. 8. 29.

 

 

올 여름은 길고 무척이나 덥습니다

몇일전부터 서울 경기 충청도 지방과 제주지방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되어

100mm 이상 비가 내려 농작물에도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고 하지만

부산엔 아직 한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았으니 대한민국이 넓긴 넓은가 봅니다

비는 내리지않고 날씨는 덥고 괜시리 기상청예보를 원망하고 있심다....ㅎ


 


우리집엔 아주 오래된 물건(물품)이 몇가지 있슴다

40년전 지금은 고인이 되신 아버님과 주고 받았던 100여통의 편지에서부터

1975. 10 ~ 2008. 12월까지 33년간 한장도 버리지 않고 모은 월급봉투 

그리고 1978년 2월 결혼한 후 아내가 쓰기 시작한 빛바랜 가계부 까지.....

 

오늘 소개하고자하는 물건(?)은 23년동안 우리집에서 우리가족과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한 “관음죽(觀音竹)”나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관음죽 나무가 쥔장을 닮아서 생긴것은 볼폼은 없지만

끈질긴 생명력과 함께 공기청정 작용까지 하니 어느물품보다 애착을 느끼게 합니다

 


 

저는 단독주택이 아닌 조그마한 아파트에서 삽니다

아파트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꽃이나 나무를 가꾸면서 살고있을 겁니다

풀 냄새도 맡고, 흙을 밟고, 텃밭을 일구며 살아야 하는데 도시생활이란게 어디 그런가요?

삭막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집안에 조그마한 화단을 만들어서 예쁜 꽃도 가꾸고

화분에는 이런저런 나무들을 키우면서 사철 푸르름을 만끽하고

더불어 집안 공기도 정화하는 일석이조의 생활을 하면서 나무들을 가꾸는 것 같슴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우리집에도 몇그루의 나무가 있으니

공기정화작용에 좋다는 산세베리아, 그리고 푸르름의 상징인 행운목 등 몇 그루가 됩니다


나무도 어린 아이처럼 어릴때 모습이 예쁘고 멋진걸 알 수 있슴다

아파트에서 나무를 키우다 보면 너무 빨리 자라면 나무의 형태가 변형되어

주인으로부터 크게 환영을 받지못하고 늦게 자라는 나무가 환영을 받는 것 같슴다

오늘 소개한 관음죽은 키도 별로 크지 않고 언제나 늘 그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으니

우리집에서는 보물이나 다름이 없는 것 같슴다


위 관음죽 나무는 1987년 5월에 부산 개금동 시장통에서 1,000원에 구입한 나무입니다

(대략 20년은 넘었다는걸 알지만 정확한 날짜와 구입가격은 아내의 가계부를 뒤적거려 알아냈슴다)

처음 구입하였을땐 물에 젖은 신문지에 둘둘 말아져 있었으며

잎이 한잎 뿐이였으니 살면 다행이고 죽으면 버릴 요량으로 소형 화분에 옮겨심었던 나무였슴다

 

 

23년전에는 아파트가 아닌 일반 주택에서 남의집 전세로 살때였으며

주인은 2층에 살고, 세입자인 제가 아래층에 살았으며 키우던 나무가 몇그루 되었지요

84년 삼천포에 근무할때 근처 수우도 섬에서 분재로 켓던 소사나무와 동백나무 분재 

근처 화원에서 구입한 대형 소철나무, 그리고 그 당시엔 귀했던 행운목(물나무) 화분 등을

마당 한가운데 화단에 내어 놓고 키우던 시절이였는데....

어느날 외출후 집에 오니 도둑이 집 안밖을 쓸고 가면서 마당에 키우던 분재까지

싸그리 훔쳐가면서 볼폼없는 위 관음죽만 남기고 갔기에...오늘까지 키우게 된 계기가 되었지요 


행운을 가져단 준다는 꽃말의 "관음죽"

 

1995년 어느 여름날 위 관음죽이 볼폼없이 꽃을 피웠습니다 

그때 시골에 계시던 어머님이 여차여차하여 부산에 오셔서 우리집에 계실때.

그게 관음죽 꽃인지 그땐 잘 몰랐는데 경로당에 함께 다니시던 어머님 친구분이

귀한꽃이라고 하시면서......집안에 좋은 일이 생길거라 말씀하셨으니 그때 알았지요

어머님이 부산에 3년간 계셨는데 그때 위 관음죽이 꽃을 피웠고, 어렵다는 승진까지 했으니

지금생각해 봐도 어머님과 관음죽 덕분에 여러가지 좋은 일들이 많았던걸로 기억합니다

 

3년후 어머님이 시골로 가셨으며 그후론 한번도 꽃을 피우지 않아 아쉬움이 많습니다

어머님이 우리집에 계실 동안에 행운의 꽃을 피운 "관음죽"....

나무를 보노라면 어머님의 혼이 관음죽에 스며들어 저희가족을 보살피는듯 합니다


 

가정에서 애완견을 20여년 키우면 주인과 눈물의 이별을 한다지만

우리집에서 키우는 관음죽은 열흘에 한번씩 꼬박꼬박 수돗물만 줘도

이렇게 탈없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니 아마도 평생 이별할일이 없을 것이며

또한 평생 우리집안에 맑은 공기를 제공하는 공기청정기 역할까지 하니 얼마나 좋습니까?

 

오늘 23년된 관음죽을 소개하면서 줄자로 나무의 키를 재보니 75Cm쯤 되며

큰 줄기는 3개이고, 화분 가장자리에 무성한 잎이 덮혀있어 그 세월을 가늠케 하지만

늘 그자리에서 변함없이 푸르름을 자랑하며 우리를 반기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분갈이를 언제했나 기억을 더듬어 보니 거의 10년쯤 된것 같아 엄청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내년 봄에는 새옷을 입히는 심정으로 멋진 화분에 좋은 마사토와 함께 분갈이를 해줘야할것 같습니다

 

여러분 가정에서 귀하게 키우는 꽃과 나무들은 몇년쯤 되었는지요?

나무도 오랫동안 정성을 다하여 키우다 보면 주인의 성품을 닮아 가는 것 같슴다

엔젠가 깜박 잊고 물을 주지않았더니 잎이 노랗게 시든 모습에서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님의 모습을 보는듯하여 애처롭기 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이상으로  23년간 키운 관음죽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감사합니다 

 

 

 

참고 ; 관음죽(觀音竹) 키우기

 

 

일반적인 관리

밝은 반그늘이 적합하다.
실내에 들여놓을 경우에는 커튼을 통과하는 정도의 부드러운 빛이 드는 곳이 좋다.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잎이 타서 흉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햇빛이 약한 겨울 동안에는 햇빛이 드는 장소에 둔다.

저온에 강하여 2~3도의 실온에서 겨울을 날 수 있다.
오히려 너무 따뜻한 방에 두면 일교차가 커지게 되므로 좋지 않다.

관음죽은 휘발성 화학물질 제거력이 아주 뛰어 나므로 실내공기의 질을 개선 시키는 효과가 좋다.

관음죽의 기능성적인 측변에서 보면 암모니아 제거 능력이 탁월하여 화장실 공간에 배치를 하면 좋으나,

화장실에는 햇볕이 들지 않으므로 2개로 번갈아 가며, 화장실과 베란다로 옮기는 것이 좋다.

 

본 줄기를 키우는것보다는 새끼순이 잘자라게 해주는것이 화분 전체모양에서 보기가 좋기 때문에

본 줄기의 아랫잎을 가위로 잘라 주어 쌔끼촉에 햇볕이 많이 들게 해주면 새끼촉도 잘 자란다.

그래야 전체적으로 풍성한 모습의 관음죽을 관상 하실 수 있다.


물주기
5~8월 사이의 생장기에는 분토의 표면이 마르면 물을 듬뿍 준다.

관음죽이나 종려죽은 분토가 너무 마르는 것을 싫어하지만,
과습이 되면 뿌리가 상하기 쉬운 성질도 있어 물 주는 방법이 나쁘면 뿌리에 이상이 생겨 잎끝이 시들게 된다.

수돗물의 염분이나 무기양분이 잎에 축적되면 잎끝이 갈색으로 변하므로, 하루정도 받았다가 쓴다.

갈색으로 변한 부분을 가위로 잘라준다.

 

분갈이 및 번식

분갈이는 2년에 1번 정도 봄에 해준다.  

화분의 흙은 밭흙(양토:좋은 흙으로) : 모래(마사): 부엽토(퇴비)를 같은 비율로 하거나, 

화원에서 파는 분갈이용 배양토에 마사토를 20% 정도 더 섞어 물빠짐이 좋다. 

번식은 4,5월 경에 분갈이를 하면서 포기나누기로, 혹은 실생으로 번식시킨다.

 

비료

5~8월 사이에는 묽은 액비를 10일에 1번 준다.
만약 잎의 광택이 나빠졌다고 생각될 때는 엽면시비를 하는데 이는 액비를 주는 횟수는 늘리거나

농도가 짙은 액비를 주면 뿌리가 상하기 때문이다.
생장을 멈출 무렵에는 분갈이를 해주기도 한다.

병충해

겨울철 너무 건조하게 관리하여 잎에 깍지 벌레가 끼는것 말고는 병충해에도 강한 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