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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장거리 여행

지리산 둘레길 제 1구간을 걸었다.

by 삼도갈매기 2010. 11. 29.

 

 

2010년 11월 28일

부산의 "유유자적 클럽" 회원분들과 함께 "지리산 둘레길 제 1구간"을 다녀왔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지리산 둘레길은 약 800리(300Km)를 잇는 장거리 도보라고 한다

지리산을 감싸고 있는 3개도(道)(전남, 전북, 경남), 5개 시군(구례, 남원, 하동, 산청, 함양)

100여개의 마을인 지리산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마을길 등을 이어

하나의 길로 연결하고 있으며 길 전체는 2011년 완성될 예정이며, 현재 걸을수 있는 구간은 전체 300Km중

전북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에서 경남 산청군 금서면 수철리 까지 이어지는 71Km구간이라고 한다 

(아래 지도 보는 법 ; 붉은 선은 개통구간, 붉은 점선은 계획구간으로 미개통 됨) 

 

지리산둘레길 코스

개통구간(5개 구간 71km) : 전북 남원 주천 ~ 경남 산청 수철

(아래 5개 개통구간(파란글자)를 클릭하면 자세한 구간내역을 알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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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제 1구간은

전북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 외평마을과 남원시 운봉읍 서천리를 잇는 14.3km 거리이며

지리산 둘레길로 지리산 서북 능선을 조망하면서, 해발 500m의 운봉고원의 너른 들과

6개의 마을을 잇는 옛길과 제방길로 구성되며 소요시간은 대략 5~6시간이 소요되는 곳이다

 

 

위 지도에서 보듯이 지리산 둘레길 제 1구간별 주요 지명은 

출발지인 주천면 사무소 - 행정교(橋) - 내송마을 - 개미정지 - 솔정지 - 구룡치 - 정자나무 쉼터 - 회덕마을

- 노치마을회관 - 덕산저수지 - 덕산마을 - 행정마을 - 옛 양묘 사업장 - 운봉 사거리 - 운봉초등학교 앞 - 서림공원 쉼터까지

 

특히, 출발지인 내송마을에서 솔정지와 구룡치를 잇는

내송 - 회덕까지의 옛길(4.2Km)구간의 아름다움이 가장 빼어난 곳이다  

 

 

올 겨울....오늘 아침이 최고로 추웠다고 한다(부산 아침 기온 ; 1도)

함께 동행한 일행과 함께 출발지인 남원 주천면사무소 앞에 내리니

차가운 초겨울바람이 코끝을 찡하게 하며, 길위 웅덩이에 살얼음이 군데군데 보인다,

(위 사진 ; 행정교를 건너는 모습)

 

 

남원 주천에서 - 운봉구간은 옛 운봉현과 남원부를 잇던 옛길로 지금도 그길이 남아있는 곳이다.

특히 10km의 옛길 중 구룡치와 솔정자를 잇는 회덕~내송까지의 옛길(4.2km)은 길 폭도 넉넉하고

노면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경사도가 완만하여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솔숲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곳이다

 

 

출발하여 1.6Km를 걸으면 내송마을이 나타난다

내송마을은 지금으로부터 약 600여 년 전 한양 조(趙)씨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여

그 후로 경주 김(金)씨, 서산 류(柳)씨 등 여러 성씨들이 차례로 들어와 30여 호 마을을 이루면서

주위의 비옥한 농토와 산림을 토대로 부유한 마을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임진왜란 때에는 이곳 출신 조경남(趙慶南)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많은 전공을 세우기도 했다고 전한다.

 

 

 

솔정자는 20여년 전만 해도 나무하러 지게를 지고 가다가

고개를 오르기 전에 땀을 식히고 주천 들녘과 멀리 숙성치와 밤재를 바라보던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던 곳이다.

그런데 어쩌랴....아름드리 소나무는 보이지않았지만. 코 끝을 향기롭게 하는 솔향이 마음을 푸근하게 하였다. 

(솔정자를 마을 분들은 ‘솔정지’라고 한다.)

 

 

 

구룡치는 주천면의 여러 마을과 멀리 달궁마을에서 남원 장을 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길목이었다.

달궁마을 주민들은 거리가 멀어 남원 장에 가려면 2박 3일에 걸쳐 다녀와야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구룡치를 장길로 이용하는 마을 주민들은 해마다 백중 (음력 7월 15일) 이 지나고

마을별로 구간을 나누어서 길을 보수해서 이용해 왔는데 지금도 예전의 보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있다.

 

이곳 구룡치까지가 무척 가파른 길이였으며

구룡치를 지나고 나면 완만한 경사도로가 이어지는 들길을 맞이하여 전혀 힘들지 않았다 

 

 

길을 걷다보면 돌들로 탑을 쌓아놓은 "사무락다무락"을 만난다.

사무락다무락은 사망(事望)다무락(담벼락의 남원말)이 운율에 맞춰 변천된 것으로 보이는데,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무사함을 빌고 액운을 막아 화를 없애고자 지날 때 마다 돌을 쌓아 올렸다고 한다.

 

 

 

 

커다란 느티나무 한그루가 밭 한가운데에 서있다.

느티나무 가까이 갔더니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남원의 초겨울 날씨는 무척 쌀쌀했지만 우리도 이곳에서 대충 점심을 해결하였다

느티나무는 수령은 200년이 되었으며, 나무둘레는 4.2m, 나무 높이는 20m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사실 지리산 둘레길 제 1구간을 걷다보면

각 마을마다 아름드리 나무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버티고 있는 모습을 볼수 있다 

 

 

 

 

회덕마을은 임진왜란 때 밀양 박(朴)씨가 피난하여 살게된 것이 마을을 이룬 시초라고 한다.

원래는 마을 이름을 남원장을 보러 운봉에서 오는 길과 달궁쪽에서 오는 길이 모인다고 해서 “모데기”라 불렀다.

그 뜻은 풍수지리설에 의해 덕두산(德頭山), 덕산(德山), 덕음산(德陰山)의 덕을 한 곳에 모아 이 마을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회덕마을은 평야보다 임야가 많기 때문에 짚을 이어 만든 지붕보다 억새를 이용하여 지붕을 만들었으며

현재도 두 가구가 그 형태를 보존하고 있다. (아래사진 ; 회덕마을 전경)

 

 

 

회덕마을을 지나면서 부터 편안한 논뚝길을 걷는다

봄이나 여름 그리고 가을에 이곳을 왔더라면 더욱 좋았을걸

추운 겨울에 이곳을 찾았더니, 산과 들이 푸르름을 벋어버리니 황량하여 을씨년스러웠다.

 

 

노치마을을 향하여 걸어간다

이곳은 조선초에 경주 정(鄭)씨가 머물러 살고 이어 경주 이(李)씨가 들어와 살게 되어 지금의 마을이 형성되었다.

이곳은 해발 500m의 고랭지로서 서쪽에는 구룡폭포와 구룡치가 있으며 뒤에는 덕음산이 있고

지리산의 관문이라고 말하는 고리봉과 만복대를 바라보고 있으며 구룡치를 끼고 있다.

 

마을에서는 마을 이름을 “갈재”라고 부르는데 이는 산줄기의 높은 곳이 갈대로 덮인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현재는 백두대간이 관통하는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노치마을은 고리봉에서 수정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위에 있어,

비가 내려 빗물이 왼쪽으로 흐르면 섬진강이 되고 오른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이 되는 마을이다.

(아래사진 ; 노치마을 회관앞에서)

 

 

 

노치마을과 덕산마을 사이에 있는 "덕산 저수지"

이곳 덕산 저수지는 예전에 형성된 인공저수지이며, 마을 농사에 유용하게 쓰인다고 한다

 

오늘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나는 혼자서 이노래(아씨)를 흥얼거렸다

"옛날에 이길은 꽃가마 타고 말타던님 따라서 시집가던 길

 여기던가 저기던가 복사꽃 곱게 피어있던 길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그랬었다, 옛날에 우리 어머님들이 꽃가마를 타고 시집가던 길을....그 험한 길을 나는 이렇게 걷고 있었다

 

 

 

덕산 저수지 근처에 세워진 "심수정(心修亭)" 팔각정

이곳 근처에 조상의 문중 묘원을 건설하면서 팔각정과 고운 시를 남겨

지나가는 나그네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여 지친 마음을 쉬게 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길게 뻗은 논뚝길을 따라 걷는중이다

길 왼편엔 냇물이 흐르며, 억새가 쉼없이 흐느적거린다

길 오른편엔 남원의 넓은 들녁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전형적인 농촌 풍경이다

뚝길 좌우로 봄의 전령사인 벚꽃이 길게 줄지어 있어....봄의 아름다움을 대변하는듯 하다

 

 

 

 제방길을 계속 걷다보면 산림청의 옛 양묘장인

"서부지방 산림청 남원 양묘 사업소"라는 간판과 함께 여러종류의 나무들을 만날수 있다

봄이나 여름철이라면 잎이 무성한 나무들을 만날수 있으련만, 지금은 앙상한 가지만이 쓸쓸하게 보인다  

 

 

 

 

지리산 둘레길 제 1구간 마지막 종착지인 운봉 사거리에 도착하였다

이곳 근처에 시외버스터미널이 있으며, 이곳 풍경이 예전 영화에서나 볼수 있었던

70년대식 건물이 길 좌우로 늘어서 있는 남원시 운봉 읍내 거리를 만나게 된다.

 

운봉 초등학교가 역사와 전통이 있을건데, 학교는 신축건물이였다(아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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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경 지리산 둘레길 제 3구간을 걷고나서,

나머지 구간을 걸어보려고 마음먹었는데 오늘 그 뜻을 반쯤 이루었으니,

부산의 "유유자적"크럽 회원들과 함께 지리산 둘레길 첫번째 구간인 제 1구간을 걸었다

부산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하여 남원 출발지에 11시에 도착하여 14.3Km거리를 4시간 30여분간 걸었다.

도착지에 와서 보니 아내와 내가 제일로 먼저 도착하였기에 깜짝 놀랬다....늘 꼴치를 했었는데?....ㅎ

 

할머님 한분이 이곳에서 생산하셨다는 곳감과 알밤(栗)을 팔고 계시기에 구입하여 먹어보니 너무 맛있었다

지리산 둘레길이 생기면서 이곳 근처 시골 노인네들도 덩달아 이런 재미를 보신다며 흡족해 하시면서

공허하게 웃는 모습이 오래토록 기억에 남는 하루였다....

 

내 어릴적 고집부리고 울적에 눈물과 콧물 딱아주시던 내 할머님......

그 할머님을 닮으신 남원 할머님.......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