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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부산,경남여행

부산의 둘레길 - 해운대 삼포길을 걸었다.

by 삼도갈매기 2011. 7. 2.

 

 

 

2011년 7월 1일(금요일).....무척 더운 날씨다.

덥다고 집안에 있으니 자꾸 게을러지는것 같아 아내와 함께 "해운대 삼포길" 걷기에 나섰다.

 

해운대 삼포길은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해운대 동백섬을 한바퀴 돌고 해운대 해수욕장을 거쳐

미포 - 청사포 - 구덕포(합하여 삼포(三浦)라고 함) - 송정해수욕장을 경유 죽도까지 총 8Km의 길을 말한다

(참고 ; 어떤이는 부산의 둘레길을 부산의 "갈멧길"이라고도 부른다 - 둘레길과 갈매기의 합성어로 보인다)

 

 

오전 11시.....해운대 동백섬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 도착하였다.


잘 아시겠지만, 누리마루 APEC하우스는 2005년 세계정상들이 이곳에서 회의를 하였고

함께 모여 기념촬영을 하여 더욱 유명해진 곳으로 지상3층의 원통형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안개가 자욱하다....

아래 사진의 동백섬 등대 모형탑에서 보니 오른쪽에 광안대교가 한눈에 들어오고

왼쪽엔 오늘 내가 걸어야할 해운대 삼포길 중 하나인 미포(尾浦)가 안개속에 아스라히 보인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금년엔 6월 1일 조기 개장하였지만

오늘 7월 1일 정식 개장준비를 하는듯 관계자들의 바쁜 움직임을 보인다

해수욕장은 조기 개장하였지만 바닷물이 차가워 해수욕 하기엔 적당치 않는가 보다

 

 

미포(尾浦)해안

해운대 해수욕장 북쪽 끝자락에 자리한 해안으로 1천만 관중을 동원한 영화 "해운대"를 이곳에서 촬영했단다

그런데 미포의 "미"가 왜 꼬리 尾(미)일까 궁금했다....미포는 풍수지리상 소(牛)가 누운 형상이라는 와우산(臥牛山),

즉 "달맞이 고개의 소꼬리 부분인 해안 기슭에 자리 잡았다" 하여 미포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흥미로운 지명 유래다

 

 

 

 

미포해안 포구에 소형선박들이 출어 준비하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

이곳 근처에 횟집이 즐비하였으며, 전국에서 회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이곳 해안 포구에서 짙은 운무에 잠긴 동백섬과 해운대 해수욕장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아래 사진)

 

 

 

해운대 달맞이길로 나왔다

미포해안에서 언덕쪽으로 오르면 동해남부선 철길이 보인다

그 철길을 건너면 국제영화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해진 "대구탕" 집이 나온다,

대구탕 집은 허름한 기와집 단층으로 국물 하나만로 단숨에 전국의 유명세를 탔다는 집이다

그 유명세를 증명이나 하듯이 주차장에 가득찬 자가용을 보니 점심때가 가까워졌음을 느끼며 배가 고팠다 

(주차 정리를 하는분에게 물었더니 대구탕 한그릇에 9,000원 이라며 먹기를 권했지만 갈길이 바빠서 사양했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좌측에 커다란 향나무가 보인다.

수령은 약 500년이 되었으며, 멀리 강원도 고성군 거진에서 이곳으로 옮겨왔으며

국내에서 자생한 향나무중 최고령으로 1520년 조선왕조 성종왕조때 고목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해운대 달맞이 길" 입구에 도착하였다.

입구에 문텐로드라는 입간판이 이곳이 해운대 삼포의 시발지임을 나타낸다

이곳이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세를 톡톡히 한 이유는 부산시 해운대구가 2008년 4월

문탠로드(Moontan Road)라는 이름의 걷기코스를 만들면서 부터라고 한다, 문텐은 선탠(Suntan)에서 착안했다고 하지만

좋은 우리말인 "달맞이 길"이라는 지명을 꼭 이렇게 바꿔야 하는지 국적없는 조어를 보고 있으려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입구 근처에 해운대 해수욕장을 조망할수 있는 장소(포토죤)가 만들어져 있어 

안개 자욱한 해운대 해수욕장과 동백섬을 사진에 담아본다(아래 사진)

 

 

 

 

 

문텐로드는 "달빛을 받으며 가볍게 걷는 길"이란 의미를 가진다.

또한 이 길은 달맞이 고개의 존재를 새롭게 부각시켰고 해운대의 감성을 깨우는 효과를 가져왔다

삼포의 시발점인 이곳 문텐로드에서 구덕포까지 4.8Km의 거리라는 이정표가 솟대와 함께 서 있는 모습이다

 

 

 

문텐로드의 총 길이가 2.2Km다.

위 사진에서 보는 달빛 나들목에서 부터 "달빛 꽃잠길, 가온길, 바투길, 함께길"

그리고 아쉬움에 이곳에 다시 오기를 약속한다는 "달빛 만남길" 다섯길로 나뉘어져 이곳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었다.

(참고 ; 가온은 "온도를 더한다"는 뜻이고, 바투란 "두 세상이 아주 썩 가깝게" 라는 순수 우리말이라고 함)

 

 

 

음양오행설에 의하면 지상의 모든 생명체는 태양과 달의 기운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낮에 비치는 햇빛이 따뜻한 온기를 몸으로 느끼는 촉각적 효과가 있다면

밤에 비치는 달빛은 눈으로 보는 시각적 효과에 의해 인간의 감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러한 달빛이 우리 모두의 벗이 되어 마음의 여유와 생활의 활력을 불어 넣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흰 나비, 노랑나비, 그리고 붉은 나비가 소나무 가지에 앉아 이곳을 지나가는 나그네의 발길을 머무르게 한다

약간의 인위적인 냄새는 풍겼지만....그래도 쳐다 보기엔 멋스럽고 아름다우니 그 발상이 마음에 든다

이곳 근처 벤치에 앉아서 준비해간 음식과 과일로 점심을 해결하였다,

어제 저녁까지 비가 내리더니 길은 약간 질퍽거린다.

 

 

 

점심시간 포함하여 1시간 30여분 걸으니 사진에서 처럼 "청사포"가 소나무 사이로 보인다

청사포(靑蛇浦)는 해운대 외곽의 한적하고 운치있는 어촌마을로 옛날엔 푸른 뱀이 나왔다는 전설때문에

靑蛇浦라 불리었으나......지금은 뱀 蛇(사)자 대신 모래 沙(사)자로 쓴다고 한다

 

 

청사포는 맛있고 질이 뛰어난 미역이 생산되는 곳으로 유명하며

이곳의 일출은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으며, 해안 주변의 갯바위에는 강태공들로 항상 북적거리며

포구에 주욱 늘어선 음식점과 횟집에서 갓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맛 보는것도 묘미가 있을듯 하다.

 

 

청사포 마을 입구에 수령이 330년 된 소나무 한그루가 자리하고 있다

 

엣날 옛적 이 마을에 금실 좋은 부부가 살았는데 고기잡이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못하자

아내는 마을앞  해안가에 올라서 매일같이 남편을 기다리다가 망부석이 아닌 소나무가 되었다는 슬픈 전설의 소나무 

 

 

 

청사포는 마을앞까지 바닷길이 시원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마지막 횟집의 길을 따라 걷다보면 기찻길 옆으로 바다를 조망하면서 걸을수 있도록 길이 만들어져 있다

 

 

또한 청사포는 조개구이가 유명한 곳이다

이곳 해변가 주위에는 조개구이 전문점들이 많이 있는데

포장마차나 선술집 등 서민적인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제격이라고 한다.

또한 수빈이네, 하진이네 등등....아들 딸 이름을 붙인 가게들이 보이기도 하였다.

 

 

 

청사포는 해안을 끼고 동해 남부선이 길게 뻗어 있어

가끔씩 경적을 울리며 달리는 기차가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 마을의 풍경을 돋보이게 한다,

이 철로는 전국에서 단 두곳뿐인 해변 철길이며, 이곳에서 영화 "파랑주의보"를 촬영하여 사랑을 받는 곳이란다. 

 

 

 

청사포에서 철길을 따라 가다보면 구덕포로 빠지는 길이 있는데

우리는 그 길을 지나쳐서 한참을 더 걸어 구덕포 마을을 지나쳐 버렸다.

(참고 ; 구덕포는 동래남부선 철길의 굴다리를 지나면 바위에 새겨진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단다)

 

구덕포(九德浦).....

지명대로 해석하면 아홉가지 덕을 품은 마을이지만 아홉포구 중 하나라는 뜻이란다

이곳은 양식업과 근해어업을 주업으로 하고 있으며 미역과 멸치가 많이 생산된다고 한다

이곳에 도착하니 송정 해수욕장이 가까이 보이고 해운대 삼포길의 마지막 종착지인 죽도가 가까이 보인다

 

 

 

 

송정 해수욕장에 도착하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더니....7월 1일 전국의 해수욕장이 개장하는 날이다

이곳 송정 해수욕장도 해군 군악대의 연주가 백사장에 울려 퍼지며 개장준비에 한창이다

이곳도 수온이 무척 차갑다고 한다(통상 24도 이상이 되어야 입욕을 하는데 오늘 수온이 20도 아래라고 한다)

 

 

부산에 사는 사람들이라도 송정해수욕장까지 와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해운대 해수욕장보다 물도 깨끗하고 입욕객들도 붐비지 않으니 이곳 송정해수욕장이 그만이다

하늘을 날으는 갈매기보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입욕객들이 많다고 하니 사람에 치여 해수욕을 즐길수 있을까?...

한적하고 조용한 이곳 송정해수욕장을 적극 권해본다

 

 

송정 해수욕장 북쪽 끝자락에 자리한 "죽도(竹島)공원"에 도착하였다

부산에 살면서 가까운 곳에 이렇게 멋진 죽도공원이 있다는것은 오늘 처음 알았다.

백사장 끝에 만들어진 공원으로 해운대와 비교한다면 동백섬과 같은 느낌을 가진 공원이란 생각이 든다

예전엔 죽도 공원에 대나무가 무성하였다고 하지만, 지금은 소나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죽도 공원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 우측으로 길을 따라 걸으면 위 사진처럼 아름다운 해변이 나타난다

이곳 바닷가에는 무슨 고기가 잡힐까 궁금 했지만 너무 더워서 내려가기가 싫었다.

죽도 공원이라기 보다는 송림공원이 더 어울릴듯 소나무가 무성하며....간간히 동백나무도 보였다

 

 

죽도공원 끝자락에 "송일정(松日亭)"이라는 팔각정에 도착하였다

이곳 팔각정에 오르니 모자가 벋겨질 듯 시원한 바닷 바람이 불어온다

해운대 동백섬에서 이곳 죽도까지 걸어 오면서 흘린 땀을 씻겨 주는듯 시원함이 이곳에 머물게 하며,

이곳 팔각정에서 바라본 동해안의 일출과 일몰의 장엄한 모습은 송정해수욕장만의 자랑이라고 한다

 

 

일송정 팔각정 왼편에 자리한 송정어항 방파제의 모습(사진 위)

포구 양쪽에 두곳의 방파제 등대 모습이 이곳이 작은 포구라는것을 대변하는듯 하며

이곳은 부산에서 가장 동쪽에 있는 어항이라고 해도 좋을듯 아담한 모습이다.

 

 

죽도공원 정상(꼭대기)에 올랐다

정상이라 해도 그렇게 높지않은 언덕에 지나지 않는다

 

"송정죽도 유래"라고 조형물에 새겨진 글씨를 이곳에 옮겨본다

죽도(竹島)는 대나무가 많았다 하여 유래된 지명으로 이곳의 대나무는

좌수영(左水營)에 보내져 전시용(戰時用) 화살 제조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섬은 풍광이 매우 아름다워 예로부터 시인 묵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으로 우리 고장의 큰 자랑거리다

 

아래사진 ; 죽도공원에서 바라본 송정해수욕장의 모습

조용한 해수욕장을 보고 있으려니 번잡한 해운대 해수욕장과 대비되어 한가롭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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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삼포길

무더운 여름날, 장장 8Km의 거리를 비 오듯 땀을 흘리며 무려 4시간 30여분 걸었다.

울창한 소나무를 끼고 바닷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걸었지만 안개까지 더하여 무척 더웠다.

걷는게 한없이 즐거웠고, 또한 걷고 싶은 길이 였으니 더위에 힘은 들었지만 기분은 상쾌하였다.

송정시내에서 부산행 시내버스에 몸을 맡기니 몸은 흠뻑 젖었지만 기분좋은 졸음이 몰려오는듯 하다

 

지난주 모 산행팀과 해운대 삼포길을 가자고 약속했는데, 아쉽게 비가 내려서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오늘 아내와 함께 오롯히 부산의 멋진 길을 답사 했으니 한 여름 시원한 바람만큼 기분 좋으며 흡족했다

특히 해운대 달맞이 길(문텐로드)은 밤에 걸어야 제격인듯, 그곳의 조명은 새벽 5시부터 일출까지

그리고 해지는 일몰부터 밤 11시까지 켜주니 은은한 달빛과 함께 달빛 샤워도 즐기면 좋을듯 하다.

 

또한 청사포 근처 "해월정사"라는 쉼터와 근처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서

멀리 경기도 파주의 예술인 마을인 "헤이리"처럼 만들어 볼것을 많은 이들이 구상중이라고 하는데....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과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이 있다면 부산엔 달맞이 언덕이 있다고 자랑하고 싶은 곳이다.

달맞이 언덕에서 바라본 해안과 포구, 그리고 철길과 오솔길은 몽마르트가 갖지못한 자산이란 생각까지 들지만....

요즘 이곳 해운대 달맞이 길이 예전과 다르게 정체불명의 건물들이 우후죽순처럼 솟는 작금의 사태를 보고 있으려니

아쉽고 서글픈 생각이 드는것은 나만의 생각일까?....바라옵건데 이곳의 풍광을 오래토록 볼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아스팔트가 아닌 솔향이 풍기는 오솔길

그리고 시원한 바닷 바람과 함께 반달같은 풍경의 해변길을 함께 구경하신 많은분들께 감사 드립니다....